巨野에 필리버스터 맞불 놓은 국힘, 돌연 철회 이유는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11. 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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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노봉법·방송법 맞불 필리버스터 철회
‘이동관 탄핵안’ 저지 위한 조처
필리버스터 대신 규탄대회 열어
다음 본회의서 ‘이동관 탄핵안’ 상정될 듯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거대 야당의 쟁점 법안 강행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불을 놓겠다던 국민의힘이 9일 돌연 철회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날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이 상정되면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레 선회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동관 탄핵안’을 당론으로 지정했는데, 본회의에 탄핵안을 상정할 것을 우려해 이같은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필리버스터 관련 긴급 브리핑을 통해 철회의 뜻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필러버스터라는 소수당의 반대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겠다는 정말 악의적인 정치 의도를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탄핵해서 국가기관인 방통위 기능을 장기간 무력화시키겠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를 막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국민들이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차례로 상정되자 곧바로 회의장을 이탈했다.

이후 필리버스터 준비 회의를 열었지만, 곧바로 철회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필리버스터가 갑작스레 철회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의원은 필리버스터 준비 회의가 끝난 후 ‘당내에서 철회 이야기가 나왔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 방금 정해진 것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필리버스터 철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게 전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갑작스레 철회한 것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민의힘이 예정대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 본회의가 끝나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24시간 뒤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는데,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24시간이 지나면 탄핵안 표결도 가능해진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대신 ‘규탄대회’를 열고 거대 야당의 의회폭거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대야당 입법독재 민주당은 각성하라’, ‘탄핵중독 의회폭거 민주당은 각성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또한 “거짓민생 탄핵소추 국민들은 분노한다”, “정쟁 유발 탄핵중독 민주당을 규탄한다”, “민생외면 탄핵소추 국민들은 분노한다”, “권한남용 탄핵남발 민주당을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는 규탄사에서 “국민의 삶과 민생경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정치 싸움판, 정쟁만 키우느라 정신없는 민주당이 오늘 또다시 탄핵 폭거, 경제 죽이기 법과 방송 민주당 영구 장악법을 날치기 처리하면서 국정과 법치에 쇠사슬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과 대통령은 대화와 협치의 손을 내밀었다. 민생부터 함께 살리자고 호소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정쟁 폭탄을 떨어트렸다. 최소한의 도의도 포기해 버린 참 나쁜 야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정정당당하게 혁신과 정책으로 경쟁할 자신이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며 “매일같이 진흙탕 싸움을 걸어 정국을 마비시키는 것 외에는 민주당이 국민께 보여줄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차별 정치 공세에 취해버린 민주당에게 우리 국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반드시 국민들의 심판으로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야당의 단독처리로 통과됐다.

민주당은 다음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오는 23일 이 위원장 탄핵안이 자동 상정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자동 폐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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