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본회의 통과…경영계 "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이재윤 기자, 강주헌 기자 2023. 11. 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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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제단체들, 노란봉투법 국회 본회의 통과 비판 입장문
국회 본회의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경제계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을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이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9일 입장문을 내고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노란봉투법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당초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의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철회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경제계가 그동안 크게 반대했던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큰 우려를 금할 수밖에 없다"며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근간과 질서를 흔들고 오래동안 쌓아온 법률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해 국내 산업생태계와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본부장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인 노동경쟁력이 노란봉투법 통과로 인해 더 후퇴할 가능성이 매우 커져, 결과적으로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노란봉투법이 중단되는 것이 마땅하며 경제계는 이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경협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경제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란봉투법이 통과된 데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란봉투법은)사용자 개념의 확대로 하청노조의 원청사업주에 대한 쟁의행위를 허용한다"며 "수많은 원·하청 관계로 이루어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다. 아울러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실질적인 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손해배상책임 개별화로 노조가 불법파업을 하더라도 사용자는 사실상 손해배상의 청구가 어렵게된다. 기업의 재산권 침해는 불가피하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주주나 근로자, 협력업체 등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매우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사갈등과 파업을 조장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후퇴시킬 수 있는 노란봉투법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지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경총도 이날 "법안 처리를 강행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당은 여당의 퇴장 등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범위와 노동쟁의의 개념을 확대하고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경총은 "그동안 경영계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가 수십년간 쌓아온 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이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질 것임을 수차례 호소했다"며 "국내의 자동차 산업·조선업·건설업 등은 협력업체와의 수많은 협업체계로 구성돼 있다.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키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기업인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총은 "무엇보다 노동조합법상 다수의 형사처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추상적 개념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투자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들의 직접투자에도 큰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총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총 관계자는 "이제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과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밖에 없다"며 "부디 우리 기업들이 이 땅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거부권을 행사해 주길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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