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출구 없는 마약 중독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마약 중독으로 치료 중인 이들을 인터뷰하며 요새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말이 떠올랐다. 단순 호기심으로 발을 들인 마약의 세계에서 탈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확신하게 됐다. 마약 중독은 삶을 무너뜨린다. 처음에 약을 조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이들마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약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했다. 모든 신경이 마약에 쏠려 있어 가족, 친구, 일 등 삶에서 중요한 다른 것들을 모두 제쳐 뒀다. 무엇보다 가장 후회하는 것은 자신을 믿고 사랑해준 주변 사람들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문제는 마약을 손에 넣기까지가 지나치게 쉽다는 점이다. 취재진이 취재 목적으로 텔레그램에서 마약 구매를 시도해본 결과 3분 만에 구입이 가능할 정도로 단속이 허술했다. 호기심으로 마약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이 결정을 돌이키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한번 중독되면 벗어나기 위해 평생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문제다. 많은 마약 중독자들이 호기심으로 시작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3년 동안 약을 끊는 데 성공한 이들도 마약의 유혹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만성질환처럼 평생 관리하겠다"고 했을까.
무서울 정도로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9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은 1만3933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마약 사범이 늘어난다는 것은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통로가 그만큼 다양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독자들은 자신이 투약하는 것을 넘어 지인들에게도 마약을 권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배우 유아인 역시 한 유튜버에게 대마를 권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마약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는 없다. 일상 중 불쑥 떠오르는 욕구를 평생 참아낼 뿐이다. 한번 마약을 시작한 순간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이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경찰 등 사정당국은 손쉽게 마약을 접하지 못하도록 보다 철저히 단속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지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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