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모든 걸 계획하는 '파워J'… 다관왕의 비결이죠"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1. 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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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대상·상금왕 이예원
최종전 다승·최다상금 노려
수개월 이후 철저히 준비하고
절제하며 규칙적으로 생활해
"예상 못한 일 안 좋아하는데
예고없이 온 우승은 행복해"
위메이드 대상과 상금왕을 조기에 확정하며 KLPGA 투어 최고의 선수가 된 이예원이 2023시즌 최종전에서 다관왕과 한 시즌 최다 상금 경신에 도전한다.

수개월 뒤 일정까지 미리 계획하는 '파워 J형'인 이예원(20·KB금융그룹)은 올해 일어난 일들을 예상하고 있었을까. 위메이드 대상과 상금왕을 차지한 2023시즌을 "거침없다"로 정리한 이예원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예원은 10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에서 개막하는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시즌 4번째 우승과 함께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경신에 도전한다.

이예원은 "계획하지 않았던 일들이 발생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대상과 상금왕, 시즌 3승 등은 달랐다. 예고 없이 찾아와도 언제든 기분 좋은 게 우승"이라며 "올 시즌을 돌아보면 '거침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정도로 만족스럽다. 최종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것으로 유명한 이예원은 프로골퍼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자신과의 약속을 어떻게든 지켰다. 아마추어 시절의 국가대표와 지난해 신인왕, 올해 위메이드 대상이 대표적이다.

이예원은 "매년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던 것 같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변에서는 어렵다고 했지만 차근차근 계획을 하나씩 이뤄 위메이드 대상과 상금왕이라는 값진 결실을 거뒀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계획과 목표를 매년 이뤄내는 비결은 성실함이다. 이예원을 아마추어 시절 발굴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남민지 매니지먼트 서울 대표는 "하루, 일주일, 한 달 등 계획에 대해 이렇게 철저히 지키는 선수는 처음 봤다"며 "놀고 싶은 나이일 텐데 시즌 중에는 아무리 늦어도 오후 9시 30분 이전에 잠에 든다. 아마추어 때부터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절제하는 삶을 사는 이예원을 보고 성공을 예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올해 KLPGA 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마음고생을 전혀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이예원은 지난해 우승을 하지 못해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철저한 계획으로 이겨냈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예원은 8월 두산 위브 챔피언십과 지난달 메이저 대회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예원은 "올해 1승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컵을 3번이나 들었다. 또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며 "계획의 힘을 올해 제대로 실감한 만큼 앞으로도 파워 J형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위메이드 대상 수상을 조기에 확정한 이예원은 최종전을 앞두고 두 가지 목표를 새롭게 설정했다. 시즌 4번째 우승과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경신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예원이 우승을 차지하면 평균 타수 1위와 다승왕까지 싹쓸이하게 된다.

여기에 또 하나 욕심내는 건 박민지가 보유한 한 시즌 최다 상금(15억2137만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박민지의 기록에 1억919만원이 모자란 이예원이 새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단독 2위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이번 대회 우승과 단독 2위 상금은 각각 2억원과 1억1500만원이다.

이예원은 "올 시즌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마무리도 멋지게 하고 싶다"며 "한 시즌 최다 상금 경신까지 일궈내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KLPGA 투어 역사에 이름을 한번 남겨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KLPGA 투어 2023시즌은 막을 내리지만 이예원은 멈추지 않는다. 오는 18일과 19일 부산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리는 왕중왕전 위믹스 챔피언십과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예원은 "올해 잘 친다고 해서 다음 시즌 성적이 보장되는 게 아닌 만큼 비시즌을 후회 없이 보내야 한다"며 "내년에는 US여자오픈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도 출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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