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다음 목표는 암 정복"
유방암 치료제 국내 출시
면역세포 치료제에 주목
K바이오와 협업도 확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자(Creating possible)는 것이 길리어드의 핵심 동력이다. 바이러스 완전 퇴치를 눈앞에 둔 C형간염 치료제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DNA(유전자)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다음 목표는 항암 분야에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쓰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더스틴 헤인스 길리어드사이언스 아시아·중동·터키 총괄 부사장(사진)이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감염성 바이러스를 넘어 암세포 정복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헤인스 부사장은 2022년 5월 길리어드에 합류했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약물로 바이러스를 근절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며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달려온 길리어드의 노력이 조만간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항바이러스계 명가인 길리어드는 2013년 소발디를 시작으로 2014년 하보니, 2016년 엡클루사, 2017년 보세비 등 C형간염 치료제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했다. 헤인스 부사장은 "C형간염 치료제 라인업은 세계 최초로 완치에 가까운 요법을 선보인 제품"이라며 "길리어드가 자랑스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완치' '퇴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 전혀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가 강점을 지닌 또 다른 영역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다. 2018년 출시된 빅타비는 당일 치료가 가능한 약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글로벌 매출 1위(13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1987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길리어드는 40년도 안 돼 세계 10위 안에 드는 빅파마로 성장했다. 길리어드의 다음 목표는 암세포 정복이다. 바이러스 퇴치로 쌓은 노하우를 항암 분야에 적용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길리어드가 주목한 암종은 일종의 희귀질환인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이다. 이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 트로델비는 올 초 국내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다. 헤인스 부사장은 "삼중음성 유방암은 35~45세 여성에게 흔히 발행하는데 상당히 공격적이라 진행이 빠르다"며 "인생의 전성기를 누려야 할 여성에게 큰 타격을 주는 질환임에도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로델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급여 등재 등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방암 외에 방광암, 폐암 등으로도 적응증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자 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길리어드가 2017년 출시한 예스카타는 현재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헤인스 부사장은 "CAR-T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는 1분 1초가 매우 소중하다"며 "약물 투여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제조 생산시설을 환자 인근에 위치시킨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의 협업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길리어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글로벌 생산 영역에서, 유한양행과는 영업·마케팅 영역에서 협업하고 있다. 헤인스 부사장은 "의약품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잘 도달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신뢰를 쌓아온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한양행과 공동 개발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미충족 수요가 크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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