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상장 때 숨긴 2분기 매출 겨우 5900만원…실적 충격에 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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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가 9일 30% 하락 마감하며 하한가를 찍었다.
올해 8월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처음 공개한 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예상보다 실적이 나쁜 것)급이었다.
전날 공개된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상장 전 회사 측이 밝힌 예상치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파두 주주 사이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파두는 올해 7월 공시한 투자 설명서에선 올해 1분기 실적만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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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가 9일 30% 하락 마감하며 하한가를 찍었다. 올해 8월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처음 공개한 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예상보다 실적이 나쁜 것)급이었다. 공모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올해 2분기(4~6월) 매출은 5900만 원에 불과했고, 3분기(7~9월) 매출도 3억 원대에 그쳤다.
파두는 이날 하락 출발해 장 중 하락폭이 커지다 장 마감 때 하한가로 고꾸라졌다. 전날 대비 29.97% 하락한 2만4300원으로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3만1000원) 대비 22%가량 낮은 수준이다. 파두 시가총액은 1조1830억 원으로 전날 대비 5000억 원가량 줄었다.
파두는 3분기 매출이 3억2100만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98% 감소했다고 8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엔 10억7000만 원 영업 이익을 냈으나, 올해 3분기엔 148억2100만 원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 순손실도 143억78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4~6월) 매출은 5900만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분기에도 영업 손실 152억7500만 원, 순손실 152억5700만 원을 기록했다.
파두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4400만 원으로, 2022년 연매출(564억200만 원)에 한참 못 미친다. 상장 전 제시한 올해 연매출 예상치 1200억 원과도 큰 차이가 있다. 파두는 지난해 연간 영업 이익이 15억 원이라고 밝혔는데, 올해 1~3분기엔 누적 344억900만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파두는 SK텔레콤 융합기술원 반도체 연구원 출신 남이현 대표(최고기술책임자)와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출신 이지효 대표(최고경영자)가 2015년 세운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회사다. 핵심 제품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저장 장치 SSD(solid state drive) 컨트롤러다. 올해 3분기 매출에서 SSD 컨트롤러 비중이 62.8%, SSD 완제품 비중이 37.2%였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SSD 컨트롤러 가격이 지난해 3분기 대비 8%가량 하락한 영향 등으로 올해 3분기 매출이 저조했던 것으로 회사 측은 자체 분석했다.
이지효 최고경영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두 개 분기에 걸쳐 지속된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시장 기대보다 낮은 매출과 수익성을 기록했다”며 “그러나 4분기에 진입하면서 낸드 가격 하락세는 안정세를 보이며 저점을 지나고 있고, AI(인공지능) 중심으로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SSD 설루션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고, 몇 개 분기 정도가 걸리겠지만, 매분기 고객 기반은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했다.
파두는 상장에 앞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세계 낸드(NAND) 메모리 7개사(삼성전자·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SK하이닉스·마이크론·솔리다임·YMTC) 중 두 곳이 고객사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파두가 네이버와 제품을 공동 개발 중이고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과도 납품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전날 공개된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상장 전 회사 측이 밝힌 예상치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파두 주주 사이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업 가치가 너무 높게 매겨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5000억 원인 회사의 분기 매출이 1억 원도 안 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파두는 올해 7월 공시한 투자 설명서에선 올해 1분기 실적만 기재했다. 당시 파두가 내부적으로 2분기 매출이 5000만 원대에 불과한 걸 알면서도 수요 예측 단계 등에서 이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공모주 대어로 꼽히던 파두는 기업 가치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상장일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파두 상장을 주선한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파두 공모가 산정 당시 유사 기업으로 미국 팹리스 기업 브로드컴(Broadcom),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icrochip Technology), 맥스리니어(Maxlinear)를 선정했는데, 브로드컴의 2022년 연매출은 우리 돈 42조 원 이상으로 파두와는 체급 자체가 다르다.
보호예수(매각 제한 물량) 물량이 최근 또 해제된 것 역시 주가 급락 배경으로 꼽힌다. 상장 후 1개월이 지난 9월 7일 825만 주, 2개월 후인 10월 7일 12만여 주가 풀린 데 이어, 3개월 후인 11월 7일 373만8000주가 매각 제한에서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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