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엔사 기능 강화, 한국군, 유엔사 참모부 참여 방안 협의 중"(종합)

이종윤 2023. 11. 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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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함께하는 확장억제" 개최
14일엔 17개 한·유엔사 국방장관 회의 "유사시 재참전 확인"
[파이낸셜뉴스]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이 8월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유엔사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국방장관이 다음 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 주한유엔군사령부 회원국 대표들이 모이는 첫 회의도 열린다. 또 유엔사 기능 강화를 위해 한국군의 유엔사 참모부 참여 방안도 협의 중이다.

국방부는 "신원식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오는 13일 서울에서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군이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 참모부에 참여하는 방안을 유엔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군은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 유지를 위해 유엔사와 필요한 협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해가고 있다" 말했다.

유엔사 참모장으로 한국군 소장 파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국내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한국군의 유엔사 참모부 참여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장성급 장교를 포함해 적정 인원과 직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유엔사에 참모 파견을 검토하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사 기능 강화와 관련해 한국이 유엔사 회원국으로 참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군 4성 장군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다. 1978년 한국 방어 임무가 연합사로 이관된 이후 유엔사는 남북한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유사시 연합사에 전력을 제공하는 임무만 담당하게 됐다.

신원식 신임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8·49대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미국은 작전통제권을 연합사로 넘긴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던 유엔사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참모부 규모 확대를 추진해왔다.

유엔사 참모장에 우리 군이 포함될 경우 우리나라의 유엔사 관련 지위른 현 '당사국'에서 '회원국'으로 변경하기 위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한국의 유엔사 회원국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참여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어느 쪽이 국익을 극대화하는데 바람직한지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오는 14일에는 한국과 17개 유엔사 회원국의 국방장관 혹은 대표가 참여하는 '한국-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함께 모여 한반도 전쟁억제와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사의 역할과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 간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최초의 회의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13일에는 한미동맹 및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기념하는 만찬 행사가 한국-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 참가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신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도 13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SCM은 매년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열리며 올해가 제55차 회의다.

한미 양측은 올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핵·재래식 전력 정보 공유 및 공동기획·실행에 관한 사항을 이번 SCM에서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핵능력 사용시 우리 군의 재래식 능력과 조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SCM의 핵심 의제는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다.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합의한 '핵협의그룹'(NCG) 운영을 구체화하는 등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확정억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3년에 체결된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 개정 문제가 계속 논의돼왔고, 이번 SCM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이틀째인 6월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이 회담에 기념촬영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는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군사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반영해 올해 안에 TDS를 개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한미 방산 협력도 SCM에서 논의되느냐'는 질문에는 "한미동맹의 외연을 국방과학기술 분야로 확대하는 큰 틀에서의 논의가 이번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SCM에 앞서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까지 참여하는 3국 국방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한미일 간 공조 대응방안을 협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 국방장과 회의가 진행되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공조방안과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의 연내 가동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양국은 SCM 하루 전인 12일엔 김승겸 합동참모의장과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이 참석하는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을 열어 한반도와 역내 안보 상황을 평가하고 연합방위태세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신 장관은 이번 SCM을 계기로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우리 군의 대북 감시 제약 등 상황을 미국 측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효력 정지의 필요성·당위성 등에 때한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앞서 7일(현지시간) "(9·19합의) 효력 정지는 한국이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외에도 "한미 국방부 간 국방과학기술 고위급 협의체 운영과 과학기술분야 협력의 외연 확장,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역안보정세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SCM과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 대한 반감의 표시로서 정찰위성 재발사 시도 등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 또한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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