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윤 대통령 방문 앞두고 한인타운 첫 방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8일(현지시간) 런던 뉴몰든의 한인타운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찰스 3세가 코리아타운의 왕이 되었다’면서 국왕이 영국 내 한인들과 직접 대화하며 만남을 즐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찰스 국왕은 이날 오후 런던 외곽의 뉴몰든 한인타운을 찾아 한인 사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한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받았다. 찰스 3세뿐 아니라 영국 왕실 고위 인사가 뉴몰든을 찾아와 한인 사회를 둘러본 것은 처음이다.
BBC는 “찰스 국왕의 한인타운 방문은 이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고 전했다. 대관식 이후 영국을 첫 국빈 방문하는 윤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왕은 전날 의회 ‘킹스 스피치’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맞이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찰스 국왕은 한복을 입은 아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뉴몰든 감리교회에 입장해서 한인 사회 각계 인사를 만났다. 며칠 후 생일을 맞는 찰스 국왕은 자신을 위해 차려진 생일상과 김치를 선물 받았다.
뉴몰든은 유럽 최대 규모의 한인타운으로 한국인 2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킹스턴구는 유럽에서 11월22일을 ‘김치의 날’로 선언한 첫 번째 장소이기도 하다. 찰스 국왕은 한국 음식을 둘러보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케이크와 빙수 가게를 방문해 한국 요리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BBC는 “국왕이 정해진 동선을 무시하고 공식 행사가 끝난 후 즉석으로 대중들 사이에서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번 뉴몰든 방문은 국왕이 얼마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기는지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는 날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국왕을 보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다만 이곳에도 ‘나의 왕이 아니다’ ‘가자를 도와달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국왕은 산책을 하면서 일부 탈북민들과는 좀 더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국왕은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에게 “어떻게 북한을 떠났는지”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갔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고 BBC는 덧붙였다.
최근 케이팝 등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윤여철 주영한국대사는 “한식 같다. 톡 쏘는 맛이다. 한번 맛보면 중독된다”면서 “한국인들은 감정적이고 거친 면이 있는데 이런 강렬함이 창의성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BBC에 답했다.
BBC는 이런 한국인의 재능이 정치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BBC는 “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 ‘아메리칸 파이’를 감동적으로 불렀다”면서 “윤 대통령이 버킹엄궁 방문에서도 ‘외교 가라오케’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댜봤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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