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단체 "증여세 부담 완화 등 기업승계 세법개정안 통과 시급"

■기재위원장 만나 공식요청
대표 고령화 속 84% 사전증여 선호
업종변경 요건 완화 등 보완 필요

김기문(왼쪽 세 번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중소기업단체장들이 9일 국회에서 김상훈(〃 네 번째) 기획재정위원장에게 기업승계 세법개정안 협조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기중앙회

[서울경제]

기업승계 관련 세제 완화를 요구하는 중소기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야당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총력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중소기업계는 현행 기업승계 제도는 사업 의지를 꺾고 있다며 반드시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만나 ‘기업승계 세법개정안 국회 통과 협조요청서’를 전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 중소기업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 기간 확대(5년→20년) △증여세 과세특례 저율과세(10%) 구간 확대(60억 원→300억 원) △사후관리 업종 변경 제한 요건 완화(중분류→대분류) 등을 담은 기업승계 관련 세법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도 확대 및 사후관리 요건 완화 등 기업승계 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업승계 세법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기업승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야는 기업 증여 시 10% 과세 구간을 기존 3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2배 늘리고 한도를 1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세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상속세 공제 한도 역시 기존 200억~400억 원에서 300억~600억 원으로 확대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업력 30년 이상 중소기업 가운데 30.5%는 대표이사의 연령이 70세 이상이다. 중소기업의 84%는 계획적 승계가 가능한 사전 증여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증여세 부담을 낮춰야 사전 승계가 활성화된다는 게 중기중앙회 측의 입장이다.

앞서 김 회장은 이달 7일에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기업승계 세법개정안을 포함한 중소기업 입법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도 기업승계 세법개정안을 최우선 과제로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중소기업이 튼튼해야 나라 경제가 탄탄하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 사례들로 익히 알 수 있다”며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문제 하나하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해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