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이어 낸드도 가격 상승"…삼성·SK 반도체, 실적 회복 빨라진다

"삼성전자, 4분기 이어 내년 상반기도 낸드 가격 10~20% 인상 추진"
감산 확대 영향…모바일·PC 수요도 회복 '기대'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D램에서 시작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 낸드 플래시까지 번지고 있다. 감산과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낸드 가격을 최대 10~15%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상반기에도 10~20%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다.

실제 낸드 가격 인상은 이미 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기준 메모리카드와 USB향 범용 128Gb 낸드 가격은 1.59% 상승했다. 지난 2021년 7월 이후 첫 반등이다.

아직 수요 회복은 더디지만, 감산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원가 수준을 밑도는 가격에 공급업체들이 감산을 확대했다. 손해를 보면서 팔 수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 삼성전자(005930)는 내년 상반기까지 낸드 감산 규모를 40~50%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공급업체들도 감산 확대에 동참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보다 낸드의 재고가 높다"며 "낸드의 보수적 생산 기조는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수요는 계속해서 완만하지만, 낸드 공급업체들은 가격이 이미 원가 수준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은 적어도 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PC 출하량도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스마트폰과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12억대, 2억6000만대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은 교체 수요의 대기 물량 누적과 중국 모바일 시장 수요 회복이, PC는 2025년 '윈도우 10' 지원 종료 영향으로 기업용 PC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이어지면서 중국 모바일 업체들이 재고를 늘리는 점이 긍정적이다. 주문을 늘리면서 가격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D램에 이은 낸드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반도체(DS) 부문에서만 누적 12조6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7조2331억원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33조8997억원으로 368.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올해 8조4277억원 적자에서 내년 8조4416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손익 개선 효과가 43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가격 상승 효과로 실적 개선 방향성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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