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에 선 LG, 시리즈 중에 마운드 계획 전면 수정?···최원태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김은진 기자 2023. 11. 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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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원태가 지난 8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회초 교체돼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일단 승리는 했지만 개운치가 않다. LG가 ‘우승카드’로 영입한 최원태(26)를 정작 29년 만의 통합우승으로 가는 길, 한국시리즈에서는 쓰지도 못할 상황에 놓였다.

최원태는 지난 8일 KT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0.1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외국인 투수는 케이시 켈리 한 명만 데리고 선발 강팀 KT를 상대해야 하는 LG는 1차전에 등판했던 켈리에 이어 2차전에 최원태를 앞세웠다. 최원태는 LG 국내 투수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등판 경험이 있다. 후반기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국내 선발 중 첫 카드로 채택될 정도로 구위가 회복된 듯 보였던 최원태는 이날 전혀 공을 뿌리지 못했다.

LG는 중간계투진의 호투 덕에 이 경기를 승리해 1승1패로 일단 위기는 모면했다. 그러나 상상 이상으로 부진한 최원태의 모습에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용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맞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최원태가 5이닝 이상은 던져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아 초반에 교체했다.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해야겠지만 최원태가 일찍 내려갔기 때문에 4차전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생긴 측면도 있다. 아니면 최원태를 아예 빼고 갈지 전체적으로 고민을 해 봐야겠다. 이정용이 선발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원태는 이날 20개를 던졌다. 워낙 적게 던져 이틀 쉬고 4차전에 다시 등판하는 데 문제는 없다. 4차전 선발은 좌완 김윤식으로 예정돼 있는데 김윤식 역시 가을야구 경험이 워낙 적다. 최원태를 다시 선발로 내놓든지, 김윤식이 일찍 내려갈 경우 뒤에 최원태를 붙여 일종의 ‘+1’ 카드로 쓸 수도 있다. 최원태가 제대로 던질 수 있어야 가능한 상황이다. 정상적인 순서대로라면,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 6차전에 최원태가 다시 등판해야 한다. 열리게 된다면 그야말로 우승 기로에서 치르게 될 경기인데 최원태의 회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LG는 후반기에 선발로 활약했던 이정용을 한국시리즈에서 중간계투로 이동시켜 선발이 조기강판할 경우 투입하는 카드로 활용하기로 하고 가을야구에 들어왔다. 이정용은 1·2차전 모두 중간 등판해 짧게 던졌다. LG는 이정용을 다시 선발 카드로 기용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최원태는 사실상 LG의 한국시리즈에서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원태는 후반기를 시작한 7월말에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LG로 이적했다. LG가 올해야말로 우승을 하기 위해 최대 약점인 선발진을 확실히 채우고자 영입한 회심의 카드였다. 최원태는 8월 이후 8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 7.75로 좋지는 않았다. LG는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고민은 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우승에 쐐기를 박는 강렬한 활약은 보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더 큰 고민이 생겼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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