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할수록 적자랍니다" 대전 연탄공장 3곳 중 2곳 폐업

김기태 기자 2023. 11. 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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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연탄공장을 운영했지만 생산할수록 적자만 쌓여 할 수 없이 폐업했어요."

수 십년간 서민들의 길고 힘든 겨울철을 함께하며 온기를 전하던 '연탄'이 쇠퇴길로 접어든 석탄산업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대전의 한 연탄공장 종사자는 "20년 넘게 대전지역에서 서민들에게 따뜻한 겨울이 될 수 있도록 연탄을 공급했지만 생산할수록 적자인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폐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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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한 곳도 가동률 30% 그쳐…전주서 부족물량 들여와
추가 운반비용 붙어 장당 90~100원 이상 비싼 가격
절기상 입동 (立冬)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한 연탄공장이 가동을 멈춘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 연탄공장은 대전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삶이 어려운 서민들이 더욱 힘든 겨울철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주던 동반자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다 지난 3월 문을 닫았다. 2023.11.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년 넘게 연탄공장을 운영했지만 생산할수록 적자만 쌓여 할 수 없이 폐업했어요.”

수 십년간 서민들의 길고 힘든 겨울철을 함께하며 온기를 전하던 '연탄'이 쇠퇴길로 접어든 석탄산업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대전지역에서 운영중인 연탄공장 3곳 중 2곳이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에 각각 경영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다. 연탄은 저소득 고령층이 많이 사용하는 난방이기 때문에 수익만 생각해 가격을 올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겨울 시작을 알리는 절기상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연탄공장을 찾았다.

평소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연탄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기로 연신 연탄을 찍어내는 기계 소리가 가득하고 직원들은 벨트 위로 쏟아져 나오는 연탄을 차량에 옮기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을 시간이지만 공장 입구는 굳게 닫힌 채 고요했다. 공장 내부 가동을 멈춘 기계에는 빛조차 들지 않아 깜깜했으며 근로자들이 사용했던 물품 위로는 연탄가루와 먼지가 내려 앉았다.

대전의 한 연탄공장 종사자는 "20년 넘게 대전지역에서 서민들에게 따뜻한 겨울이 될 수 있도록 연탄을 공급했지만 생산할수록 적자인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폐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긴 세월 동안 추운 겨울철 어려운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동반자이기 때문에 공장 폐업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연탄의 쇠퇴는 연탄공장뿐만 아니라 연탄의 재료인 석탄을 캐는 광산도 줄줄이 폐광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한석탄공사는 2024년 6월 태백 장성광업소, 2025년에는 삼척 도계광업소에 대해 폐광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폐광이 진행되면 2025년 이후 국내 탄광은 민간이 운영하는 삼척 경동탄광 단 한 곳만 남게 된다.

탄광이 사라지게되면 자연스럽게 그나마 남아있는 연탄공장도 줄폐업이 예상된다.

두 연탄공장이 폐업하면서 대전에는 신탄진에 위치한 한 공장만 남게 됐다. 이곳이 정상 가동한다면 관내 필요한 연탄 수급이 충분하지만 사정상 가동률은 30%에 불과하다. 부족한 물량은 전북 전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받아서 공급하는 상황이다보니 연탄 구입에 추가 운반비용이 붙어 공급 가격은 장당 90~100원 이상 비싸졌다.

연탄공장의 줄폐업은 연탄은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기부까지 줄어들어 대전 연탄은행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전연탄은행 대표를 맡고 있는 신원규 목사는 "지난 7일 재개식을 갖고 어려운 주민들에게 연탄 지원을 시작했지만, 작년보다 후원이 절반 이상 줄어 고민"이라며 "전주 연탄공장에서 연탄을 가져오기 때문에 가격도 올랐지만 연탄 지원을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난방으로 연탄을 사용하는 박모씨(84)는 "나이가 많고 고정 수입도 없는 서민들은 추운 겨울철이 가장 힘든데 연탄 가격이 많이 올라 걱정"이라며 "서민들에게 유독 더 긴 겨울이 해마다 점점 더 길어지는 거 같아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pressk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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