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보험' 사라진 줄 알았더니 … 닮은꼴 보험 있었네
세대특화 연령대 바꿔 출시
기존 상품과 보장내용 비슷
비갱신형으로 보험료 낮추고
20년 납입 90세 만기로 설정
암 등 3대 진단비 충분히 가입
"저렴하고 혜택도 많은 '어른이보험'이 사라졌는데 어떡하죠."
어른이보험은 어린이보험이지만 35세까지 가입 가능한 종합보험상품을 뜻했다. 성인 대상 일반 종합보험 대비 보험료가 최대 10~20% 저렴하고, 3대 질환인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을 보장하는 데다 질병에 걸렸을 때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납입면제' 등 장점이 많아서 20·30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성인이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이어서 '어른이보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유행했다. 그러나 성인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성인질환 담보가 불필요하게 부과돼 '진짜' 어린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부터 가입 가능 연령이 15세가 넘는 상품에 '어린이보험'이라는 말은 붙이지 말라며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어른이보험 단종을 아쉬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보험사들이 발 빠르게 '대체 상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건강보험 내돈내삼'과 현대해상 '굿앤굿2030 종합보험'은 보험사들이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신상품이다. 이들 보험사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쌓은 빅데이터와 정확한 위험 예측을 통해 20·30세대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DB손보 '프로미라이프 청춘어람종합보험'과 메리츠화재 '내MOM대로 보장보험'은 기존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0~15세와 16~40세로 쪼개고 상품명만 살짝 바꾼 상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이후 보험사가 출시한 대체상품은 최대 가입금이나 납입면제, 감액기간이 없는 진단비 등 기존 어른이보험과 혜택이 거의 같고, 보험금이나 보험료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어른이보험이 한창 인기몰이를 할 때 보험료가 인상된 사례도 있어서 오히려 대체 상품을 잘 설계하면 가성비가 좋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어른이보험을 가입할 때 세 가지만 기억하면 후회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우선 비갱신형 보험을 눈여겨보면 좋다. 보험은 크게 갱신형과 비갱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비갱신형은 10~30년 등 정해진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하면 80~100세 만기까지 추가 지출 없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그 대신 초기 보험료가 비싸다. 갱신형은 만기 또는 보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 보험료를 내야 한다. 초반엔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갱신 주기에 맞춰 보험료가 대체로 뛴다. 갱신형은 단기에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장 필요성이 높은 중장년층에게 더 적합하다.
최영화 메리츠화재 강남제일본부 지점장은 "20·30세대라면 비갱신형에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무해지·저해지형을 선택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갱신형 보험과 갱신형 보험을 따로 가입하는 '투트랙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험 상품별로 강점이 다르고, 갱신형 특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 지점장은 "20·30세대는 갱신 시점에 보험을 깨버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비갱신과 갱신형으로 보험을 나눠서 가입해두면 둘 중 하나는 건질 가능성이 높다. 보험은 가입보다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납기와 만기를 정할 때는 '20년납 90세 만기'가 가장 무난하다. 카드 할부처럼 보험은 납입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은 당장 병에 걸릴 확률이 낮기 때문에 납입 면제 혜택을 감안해 납입 기간을 길게 설정하면 오히려 보험료를 많이 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장 기간을 뜻하는 만기는 평균 기대수명이 2021년 기준 83.6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세는 너무 길고 80세는 짧아서 90세가 적당하다. 만기가 길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진단비' 위주로 담보를 구성해야 한다. 특히 큰 병에 해당하는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에 대한 '3대 진단비'를 1순위로 고려해야 한다. 이른바 암·심장·뇌 관련 질환은 발병 시 치료기간이 긴 데다 대부분 경제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1년치 연봉' 수준에서 진단비를 설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일에 대비하겠다며 보장 금액이 작은 특약들을 추가하기보다 큰 위험에 대한 보장금액을 늘리는 게 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제2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가입은 필수다. 실손보험에서 웬만한 질병 관련 수술과 입원비에 대한 보장이 80~90%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주형 토스인슈어런스 본부장은 "20·30세대는 실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가입하면 좋다"며 "가입 목적을 따져보고 소득 수준에 맞춰 실손 다음에 질병, 수술비 등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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