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사고본 의궤 품었다…평창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개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강원도 평창군에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9일 언론에 미리 공개됐다. 기존 월정사 성보박물관이 운영했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새 단장헸다. 총 면적은 3537㎡ 지상 2층 규모다. 실록박물관은 오는 12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오대산사고본이 원소장처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지역 염원에 따라 실록과 의궤를 보관·전시하기 위해 설립됐다.
상설 전시실에는 오대산사고에 보관했던 실록과 의궤 편찬과 분상(分上)부터 일제강점기 1913년 반출된 후 110년 만에 본래 자리 오대산으로 돌아오기까지 여정을 살펴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오대산사고본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모두 반출됐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대부분 화재로 사라지고 현재 성종실록 9책, 중종실록 50책, 선조실록 15책, 효종실록 1책 등 75책이 남았다.
국내에는 현재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이 75책, 궁내청 환수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의궤 82책이 남아 있다. 오대산사고본이란 임진왜란 후 조선왕조가 국가와 왕실 주요 서적을 안전하게 분산 보관하려고 전국 산속 네 군데에 설치한 정족산사고, 적상산사고, 태백산사고, 오대산사고 등 외사고 중 오대산사고에 보관됐던 서적들을 일컫는다.
오대산사고는 1911년부터 1916년까지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도서정리사업으로 철폐됐다. 1913년 오대산사고본 실록, 1914년 일부 서책, 1922년 조선왕조의궤 등이 차례로 일본으로 반출돼 한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민간과 불교계, 정부의 지속적 노력으로 2006년과 2017년에 실록이, 2011년에 의궤가 각각 국내로 환수됐다. 국내로 환수된 후 줄곧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왔다.
1부 '깊은 산속에 품은 조선왕조의 역사, 오대산사고'에서는 조선왕실 기록물 생산과 보관, 외사고의 역사, 오대산사고의 입지와 운영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다.
외사고 전각에 걸었던 '실록각'·'선원보각' 현판 등을 전시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 그림, 사진, 지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오대산사고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2부 '조선왕조실록, 역사를 지키다'에서는 태조부터 철종대까지 기록인 실록 편찬과정을 오대산사고본 성종실록, 중종실록, 선조실록, 효종실록 과 함께 살펴본다.
이 중 성종실록과 중종실록은 최종 교정쇄본을 정본 대신 봉안한 유일한 사례다. 이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의 정족산사고본 정본을 함께 전시했다.
이날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서정민 학예연구사는 실록 오대산사고본에 대해 "채취해서 없어져야 될 교정본의 실록이 남아 있는 것이 오대산사고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진왜란 등 전쟁이 끝나면서 조선 후기 외사고를 지으면서 다시 조선 전기 태조에서 명종 때까지의 실록을 다시 이제 분상하기 위해서 재편찬을 할 때 전쟁으로 인해서 물자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경제적 상황 때문에 오대산사고분에 분상한 실록을 교정본의 최종본이 이 실록을 다시 장정을 해서 오대산사고에 분상하게 됐다"고 했다.
3부 '조선왕조의궤, 왕조의 모범을 보이다'는 조선왕조의 행사 보고서 조선왕조의궤의 편찬과 분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의궤에 찍었던 인장인 '유서지보'와 활자본 의궤의 도설을 찍어낸 ‘연화대무의궤도설판’ 등을 오대산사고본 ‘[영조]묘호도감의궤', '보인소의궤', '경운궁중건도감의궤'과 함께 살펴본다.
태조, 철종, 고종이 조선 왕으로서 겪은 삶의 순간을 오대산사고본 ‘철종국장도감의궤’, ‘대례의궤’ 관련 유물과 함께 소개한다.
한편 박물관 개막을 앞두고 오대산 사고 일대에서 개관을 기념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10일 실록과 의궤를 오대산으로 옮기는 이운 행렬을 재연하는 행사, 11일에는 오대산 사고본의 귀향을 알리는 고유제와 박물관 개관식이 각각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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