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방통위원장 탄핵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포기할 수 밖에"

"민주, 민주주의 근본정신까지 훼손해 가며 정쟁으로 몰고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은 9일 당초 계획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방송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전격철회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필리버스터라는 소수당의 반대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겠다는 정말 악의적인 정치 의도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네 가지 악법에 대해 소상히 알리고 호소드리고 싶었지만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해서 국가 기관인 방통위의 기능을 장시간 무력화하겠다는 정치 의도를 막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국민들도 이해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손준성·이정섭 차장검사 등 총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채택,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이들에 대한 탄핵안은 국회법에 따라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진다. 이에 따라 이날 필리버스터가 진행된다면 24시간 뒤인 10일 오후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게 된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설마 자기들이 의사일정을 변경해서 처리하려는 법에 대해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에 반대 기회를 주겠다는 민주주의 근본 정신을 훼손해가면서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은 21대 국회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처리 과정에 대해 "오늘 보고가 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표결해야 한다"며 "오늘 정상적으로 (노란봉투법 등을) 표결해야 하는 데 (민주당은) 표결을 안하고 있다. 이것도 국회법 위반으로 표결을 하라고 국회의장에게 의사를 표시하고 내려왔는데 표결을 안 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노란봉투법, 방송3법을 처리하려는 생각보다는 방통위원장과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다"며 "오늘 정상적으로 표결이 끝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잡을 수 없고, 탄핵 소추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고 말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