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워크는 파산인데, 국내 오피스 임대 어떨까
코로나19는 피했지만 고금리 영향은 계속
미국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최근 파산 신청으로 몰락 수순을 밟으면서 글로벌 오피스 시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이후 공유 오피스의 공실률이 전 세계 곳곳에서 극심해진 상황이라 충격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펜데믹 초기부터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이 정착된 한국은 오피스 임대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공실률은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4년 전 470억 달러(약 62조 원) 가치로 평가받은 위워크가 지난 6일(현지시간) 파산 신청을 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창업자 뉴먼의 방만 경영, 금리상승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 등등이다. 이중 코로나19로 인한 업무형태 변화는 위워크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공유 오피스 시장에 한파를 일으킨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는 공실률 수치로 드러난다.
9일 상업용부동산 전문기관 코스타에 따르면 올 3분기 샌프란시스코 상업용 오피스 공실률은 20%로 코로나19 이전 시점과 비교해 6.3% 올랐다. 같은 기간 뉴욕과 런던 오피스 공실률은 각각 16.3%, 9%로 2003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이후 회사들이 직원들의 출근을 독려하고 있지만 재택근무가 계속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오피스 시장 전반의 침체가 높은 임대료와 낮은 점유율 현상으로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오피스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사무실 부동산 수요가 단기내 회복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며 통화긴축 누적효과, 경기둔화 등으로 향후 2~3년간 상업용 부동산 전반의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출근 환경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키면서 한동안 공실률을 끌어내릴만한 수요 동력이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 평균 사무실 임대기간은 코로나19 이전 5~10년에서 현재 대부분 5년 미만의 단기 계약 체결로 바뀐 상태다.
위워크는 2016년 한국에 진출해 강남역 지점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등 전국 19곳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위워크코리아의 실적을 보면 미국과 상황이 딴판으로 보인다. 위워크코리아는 2019년 40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었다. 2020년 228억원, 2021년 370억원, 지난해 394억원으로 증가했다. 물론 사업권자산 손상차손이 지난해 900억원을 넘기는 등 자산 위험은 도사리고 있지만 미국보다는 사정이 나은 것이다.
한국은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코로나19 초기부터 이어졌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오피스 임대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 않은 이유다. 초기 비용을 절감하려는 스타트업과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기업 산하 태스크포스(TF) 등의 임대 수요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3분기 서울 평균 오피스 공실률은 직전 분기와 동일한 2.2%로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임대와 달리 매매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고금리가 만든 부동산 침체 현상이 오피스 시장까지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3분기 서울∙분당권역 오피스 거래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33.9% 감소한 2조5900억원을 기록했다. 거래 3건 중 2건이 ‘콘코디언빌딩’ ‘용산더프라임타워’ 등 1만평이 넘는 대형 오피스 거래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 오피스 거래는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오피스 거래 규모는 7조1000억원인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58% 수준에 그친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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