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의 왕’ 최수종의 강감찬 도전기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스경X현장]

하경헌 기자 2023. 11. 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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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종이 9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KBS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욕심이 났습니다.”(최수종)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서 가장 많은 시기, 많은 인물의 현신이 된 ‘사극의 왕’ 배우 최수종. 그가 11년 만에 다시 사극에 출정한다. 사극에 나서게 된 이유도 단순했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였다.

최수종은 오는 11일부터 방송되는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 출연한다. 2016년 팩츄얼 드라마 ‘이순신 1592’에 잠시 등장하긴 했지만, 그의 모습을 사극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시작한 ‘대왕의 꿈’ 이후 11년 만이다. 고려시대 인물로 따지면 2000년 출연한 ‘태조 왕건’의 왕건 역 이후 약 23년 만이다.

워낙 최수종이 많은 사극에 출연해왔고, 시쳇말로 ‘고종, 순종 다음 최수종’이라는 말이 들릴 만큼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기에 그의 사극 출연은 당연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수종은 50대 들어선 이후 좀 더 폭넓은 작품에서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기 위해 사극 출연을 자제했다. 대하사극이라는 형식의 제작 빈도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배우 최수종이 9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KBS



하지만 993년부터 1019년까지 약 26년에 가까운 시기 동안 벌어진 동아시아 패권국 거란의 공격에 결사 항전한 고려인의 역사는 결국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결국 출연을 수락하고 이번에는 고려의 문관이자 불세출의 장수 강감찬으로 열연한다.

최수종은 9일 오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지금 대한민국 힘의 원동력, 대하사극에서 소강국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공감했다. 그리고 민초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새로운 면을 접하게 됐다. 큰 힘을 만들면서 단결하고, 사랑이 내재된 속에서도 정치에 배려와 양보, 균형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감찬 역의 대본을 보는데 ‘강감찬을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생각하며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전우성, 김한솔 감독 등 연출자를 비롯해 후배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김한솔 감독(왼쪽부터), 전우성 감독, 배우 김동준, 지승현, 이시아, 하승리, 최수종이 9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열린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KBS



어느새 60대 언저리로 들어선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수종의 눈은 형형하게 빛났다. 그는 “기운은 안 달린다. 뛰고 날아다니며, 대본을 받으면 국어사전을 찾아 음 길이를 표시하기 위해 시간이 두 배는 걸린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작품이 결승점에서는 어떤 테이프를 끊게 될지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많은 인물을 택했던 최수종이 강감찬을 택한 것은 처음이다. 그렇게 11년 만에 최수종은 또다시 스스로 역사에 걸어 들어갔다. 그의 활약이 담긴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은 오는 11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25분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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