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편입 추진' 김병수 김포시장 "K리그1에서 김포FC-FC서울의 '서울더비' 한번 해봐야죠"[SC인터뷰]
[김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K리그1에서 FC서울과 '서울 더비' 한번 해봐야죠."
김병수 김포시장(53)의 미소였다. 김포시는 정치권에서도, 축구계에서도 가장 '핫'한 도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논의 중이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택하며, 제대로 불을 지폈다. 김포를 연고로 한 김포FC는 K리그2 입성 2년만에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했다. 승강PO까지 오른다면, '사고를 칠 수 있는 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 편입 작업을 위해 매우 바쁜 김 시장이지만 김포FC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최근 김포시청에서 필자와 만난 김 시장은 "설마설마 했다. 1로빈을 무패로 마친 후, 2로빈, 3로빈에서는 쳐질 줄 알았다. 그런데 작년과 달랐다. '준비가 잘 됐구나' 했는데, 그래도 '설마 되겠나' 했다. 최근 김포의 서울 편입 이야기가 나오는 것처럼, 김포FC의 PO 진출이라는 꿈 같은 이야기가 내 눈 앞에 현실로 오더라"고 웃었다.
김 시장에게 김포FC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김 시장은 "원래 축구 선수가 꿈이었다. 초등학교까지 축구부에 있었다. 중학교 들어가면서 아버지가 운동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그때만 해도 개인 축구화 구하기가 참 어려웠는데, 아버지가 오히려 축구화랑 공 사줄테니 그냥 취미로 하라고 하셨다. 여기에 넘어갔다"며 "김포FC 선수들만 봐도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았겠나. 그래도 인연이라는게 신기한게, 시장된 덕에 구단주가 됐다. 더 잘된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김 시장은 경북 상주시 출신이다. 상주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김 시장은 올 시즌에도 6번이나 '직관'을 오는 열성을 보였다. VIP석에서 보는게 아니라, 서포터스석에서, 관중석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김 시장은 "김포FC가 참 희망적인게 어린이 팬이 많다. 어렸을 때 기억이 중요한데, 아이들이 축구를 보면서 자라면 어른이 돼서도 팬심을 유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가 밝다"고 했다.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고정운 감독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올렸다. 김 시장은 "고 감독님만 보면 늘 고맙다는 이야기를 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시민구단은 결국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게 중요하다. 고 감독이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애를 쓰는게 보인다"고 했다.
김포FC가 두각을 나타내며, 김 시장의 머릿 속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김 시장은 "결국 1부로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포FC가 더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고 했다. 당면 과제는 경기장 증축이다. 김포FC의 홈 솔터축구장의 좌석수는 5000명이다. K리그1 규정에 맞추려면 1만석으로 증축해야 한다. 김포FC는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증축 계획서를 제출해, PO 진출 자격을 인정받았다. 김 시장은 "인조잔디 구장을 천연 구장으로 바꾸려던 예산이 있다. 일단 그 예산을 전용해서 가변석을 먼저 만들 생각이다. 시간이 문제기는 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상황을 이해해준 연맹에 감사하다"고 했다.
당장 다음 시즌 예산도 증액했다. 김 시장은 "작년보다 10억 정도 올랐다. 다른 예산은 삭감하고 있는데, 김포FC 관련 예산을 줄일 수 없다고 했다. 시민들의 기대치가 올라가는만큼, 계속 올라갈 것 같다"며 "시민구단이 세금만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 서울 편입과 맞물려, 메인 스폰서를 김포 안에서만 찾는게 아니라, 서울 쪽으로 범위를 넓힐 생각이다. 다행히 GN그룹을 운영하는 홍경호 대표가 오신만큼, 전국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포가 서울로 편입될 경우, 김포FC의 미래도 바뀌게 된다. 김 시장은 일단 "김포FC를 존속시키는게 기본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최근 서울 편입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각 부처에 이에 따른 변화를 준비시켰는데, 김포FC의 경우 전례가 없어 고민이 있다. 일단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구단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김포FC를 살리고, 서울시와 함께 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올해 4월 펼쳐진 FC서울과의 FA컵이었다. 이제 막 2부로 올라온 팀이 TV로만 보던 K리그1 명문 FC서울과 경기를 하는데, 저런 팀이랑 경기를 다 해본다고 감격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겨버리더라. 만세 부르고 엄청 좋아했다. 이제 우리도 서울에 편입되고, 1부리그로 올라가서, '서울 더비'를 하면 참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느낀 김 시장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이었다. 그는 "상상도 못한 일이 펼쳐지고 있어서, 일할 때 엔돌핀이 막 돈다. 힘든지도 모르겠다"며 "사실 뭐든지 대충하는 것은 재미없다.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시장의 권한은 70%가 사라진다. 가로등 하나도 내 마음대로 못바꾼다. 하지만 시민 입장에서 가로등이 좋게 바뀌는게 중요하지 누가 바꾸는지는 중요치 않다. 김포FC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돈이 얼마나 드냐'가 아니라, '돈이 어떻게 팀에 영향을 미칠지'에 더 관심이 많다. 김포FC가 어떻게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는 결국 내 몫이다. 성적 안나와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운영을 위한 운영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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