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체류형 매장 변신...내년 출점 재개”
한채양 대표 성장전략 내놔
“내년 5개 점포 부지 확보
라이프스타일 매장 키울것“
1993년 창동 1호점 이후
월마트 인수 154개로 확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9일 오전 신세계그룹의 서울 도심 연수원인 신세계 남산에서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월 22일 선임된 이후 한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향후 경영 전략에 대해 밝힌 건 처음이다. 이날 기념식엔 30주년의 의미를 담아 이마트 30년 근속자, 서른 살 직원 등이 전국 사업장에서 초청됐다.
한 대표는 “그간 이마트가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이유로 출점을 중단하고 일부 점포를 폐점했지만, 내년부터는 영업 기반인 점포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며 “최소 5개 이상의 점포 부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마지막 신규 점포는 2021년 전주 에코시티점이다. 이마트는 2025년엔 고덕비즈밸리점(가칭)를 선보일 계획도 밝혔다.
노후 점포를 체류형 매장으로 바꾸는 데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 대표는 “고객이 더 많은 시간을 체류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형 점포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체류형 매장은 기존 점포에 만화카페, 키즈카페, 포토스튜디오 등 놀 거리를 배치하고 골프, 필라테스, 독서 등 취미 공간까지 더한 곳을 뜻한다.
지난 7월 체류형 매장으로 개장한 더 타운몰 3호점 킨텍스점은 8월 말 기준 지난해 대비 매출이 약 10% 증가했다. 누적 고객 수도 약 55만명을 돌파했다.
킨텍스점에는 기존 대비 4배 늘어난 총 98개에 달하는 식음, 엔터테인먼트, 리빙·라이프스타일 매장 등이 입점해있다. 일산 내 최초 들어서는 매장만 34곳이다. 만화카페, 키즈카페, 포토스튜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매장을 비롯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필라테스·골프 아카데미, 1500여권이 책이 진열된 도서관 등도 들어섰다.
이마트는 1993년 11월 12일 1호점 창동점으로 걸음마를 뗀 후 매출이 약 652배로 커진 청년으로 성장했다. 보유 점포 수는 업계 최다인 154개로 늘었다. 월마트, 까르푸도 한국 시장에선 이마트에 맥을 못 췄다.
지난 30년 동안 이마트의 성장은 눈부셨다.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29조원을 넘겼다. 전국의 이마트 매장은 154개(트레이더스 21개 포함)다. 2000년대 중반부터 굳어진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한 축을 담당하며 자체브랜드(PB) 상품, 전문몰, 온라인몰 등을 선도했다. 이마트가 보유한 최초란 수식어가 붙은 기록은 많다. 한국 최초 할인점으로 시작해 첫 물류센터, 첫 최저가격제, 첫 PB 상품, 첫 고객센터, 첫 매출 5조원, 첫 축산가공시설, 첫 유통사 TV, 첫 품절제 보증제 등이다.
삼성그룹 계열 신세계백화점의 체인스토어 사업 부문에서 출발한 이마트는 시작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창동점은 첫날 4959㎡(1500평) 규모의 중형 점포에 약 2만6800명의 고객이 몰려들며 북새통을 이뤘다. 1억8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백화점과 중소형 슈퍼마켓 사이를 파고든 대형 할인점의 출현은 한국의 유통시장 지형을 바꿔놨다. 이마트는 1994년 일산점, 1995년 부평점 등을 개점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1998년 이마트가 업계 첫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10호점을 넘어서자 롯데, 월마트 등 국내외 유통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6년 이마트가 ‘글로벌 빅3’ 월마트 16개점을 인수해 국내 시장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으며 국내 할인점 최초로 100호점 시대를 연 것은 한국 유통사에 두고두고 기억될 장면 중 하나다. 같은 해 프랑스 기업 까르푸도 한국 시장에서 끝내 철수했다. 한국은 다국적 유통기업의 무덤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현재 이마트의 다채로운 전문몰이 만들어진 건 2011년 신세계에서 분할된 별도 법인으로 홀로서기에 나서면서부터다. 2013년 간편식 전문몰 피코크(PEACOCK)를 필두로 2015년 선보인 극단적 가성비 지향의 노브랜드 등이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해 이마트 타운에서 첫선을 보인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와 함께 데이즈, 베이비서클, 토이킹덤 등 다양한 전문몰이 사랑받고 있다. 2014년엔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온라인 부문을 합친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선보였다.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려 2015년 베트남 호찌민에 동남아시아 첫 매장을 열었고, 2016년에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도 매장을 개설했다. 지난달 이마트가 운영하는 해외 점포 수는 미국 56개, 몽골 4개, 베트남 2개 등 모두 62개에 달한다.
이마트는 창립기념일을 전후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 3분기 매출은 7조81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9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5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추석이 9월 말에 있었다는 게 실적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시설 운영 비용 상승 등 부담은 여전하나 영업시간 1시간 단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선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손발이 오그라들었다”…남현희에게 쓴 전청조 ‘사랑고백 편지’ 읽어보니 - 매일경제
- “일본 불매” 외치더니…중국이 NO한 수산물 ‘이곳’이 사갔다 - 매일경제
- 이재용 회장 신었을 뿐인데...홈쇼핑 1200억 매출 돌파한 이 신발 - 매일경제
- 수하물 맡겼는데…4000만원 에르메스 가방 사라졌다, 범인 잡고보니 - 매일경제
- “승마선수인데 임신해서 경기 못하잖아”…7천만원 뜯어낸 전청조 - 매일경제
- “영어 못할수록 설렌다?”…삼성이 대체 ‘무슨 일’ 했기에 - 매일경제
- 전기차 또 ‘날벼락’, 부셔버리고 싶다…중고차도 ‘헐값’, 더 떨어질라 [세상만車] - 매일경
- “OO 아파트가 돈 된다”…전국 1순위 통장 ‘열개 중 세개’ 몰렸다 - 매일경제
- 수지에 난리난 중국...‘이두나’ 훔쳐보고 리뷰 1만개 - 매일경제
- 보라스의 선언 “류현진, 엄청난 수요...한국 복귀 없을 것” [현장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