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열풍에 얼어붙는 제주 소비···상품·서비스 소비 2개 분기 연속 동반 감소

이창준 기자 2023. 11.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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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제주 애월읍 곽지 해수욕장 풍경. 연합뉴스

제주도 지역의 소비 지표가 올해 3분기에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 수요가 상당 부분 해외로 옮겨가면서 제주 소비 지표가 침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제주의 3분기 서비스업 생산 지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1.9% 감소하면서 지난 2분기(-2.1%) 이후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3분기 제주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같은 기간 6.4% 감소해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 지수는 서비스 소비 동향을, 소매판매액 지수는 상품의 소비 동향을 각각 보여주는 지표다. 제주도 내 소비가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두 지표가 2개 분기 연속 동반 감소한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도가 유일하다.

코로나19 위험이 크게 약화되고, 기록적인 엔화약세로 국내 여행을 고려하던 관광객들이 대거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도 물가가 다른 곳에 비해 최근 더 큰 폭으로 치솟은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에 제주도에 방문한 입도객 수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8%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입도객 자체가 줄다 보니 이와 관련된 숙박·음식점업이나 렌터카, 면세점 업종 등이 부진한 경향을 보였다”며 “최근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의 숙박·음식점업 생산 지수는 1년 새 13.2% 줄며 지난 분기(-6.7%)에 비해 하락 폭이 두배 가까이 커졌다. 소매 판매업 중 대표적인 관광 업종인 면세점의 판매 지수는 같은 기간 15.8% 감소해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한편 전국 3분기 서비스업 생산 동향을 보면 제주를 비롯해 전남(-1.4%), 강원(-1.0%) 등 3개 시도에서만 감소하고 나머지 시도에서는 일제히 증가했다. 소매 판매는 반대로 부산(2.0%), 대전(2.0%), 인천(1.5%) 등 6개 시도에서만 늘고 나머지 11개 시도에서는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 흐름은 견조한 회복세를 유지 중인 반면 상품 소비 흐름은 부진한 최근 국내 소비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7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서비스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고금리 기조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상품 소비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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