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억 황금변기’ 뜯어간 4인조 기소…변기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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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궁전에 전시됐던 480만파운드(77억원) 상당의 황금 변기를 빼돌린 4인방이 검찰에 기소됐다.
영국 비비시(BBC)는 2019년 9월14일 영국 옥스퍼드셔주 우드스톡에 있는 블레넘 궁전에 전시 중이던 황금 변기를 훔쳐 달아났다가 체포된 4인방이 범행 4년 만에 절도죄 등으로 기소됐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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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배관 연결 방식 전시돼…뜯어갈 때 물난리도
영국의 한 궁전에 전시됐던 480만파운드(77억원) 상당의 황금 변기를 빼돌린 4인방이 검찰에 기소됐다. 훔친 황금 변기의 행방은 아직까지 묘연한 상태다.
영국 비비시(BBC)는 2019년 9월14일 영국 옥스퍼드셔주 우드스톡에 있는 블레넘 궁전에 전시 중이던 황금 변기를 훔쳐 달아났다가 체포된 4인방이 범행 4년 만에 절도죄 등으로 기소됐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의 사법 처리 속도는 느리기로 악명 높다.
체포된 4인방은 제임스 쉰(39), 마이클 존스(38), 프레드 도(35), 보라 구쿡(39) 등이며, 블레넘 궁전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이기도 하다.
이들이 빼돌린 황금 변기는 이탈리아 개념미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다.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진 이 황금 변기의 무게는 일반 변기 2배에 이르는 103kg이다. 작품이 설치된 장소의 배관과 연결돼 실제 변기로도 쓸 수 있는 일종의 설치 예술 작품이다. 작품의 추산 가격은 77억원에 이른다. 이 작품의 제목은 ‘아메리카’로, 부의 과잉을 꼬집으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개념미술은 완성된 작품 자체의 미적 가치보다는 작품에서 파생되는 생각이나 작품 제작 과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현대미술의 한 조류로, 미술관 한 가운데 변기를 전시한 마르셸 뒤샹이 선구자로 꼽힌다.
미국 구겐하임 박물관을 거쳐 도난 이틀 전부터 블레넘 궁전에서 관객들에게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실제 화장실처럼 분리된 공간에 전시됐는데, 예약을 통해 한 사람당 3분씩 실제로 변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궁전 쪽은 배관과 연결된 작품을 훔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별도 경비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범인들은 관객 입장이 허용되기 전인 새벽 시간대를 틈타 변기를 빼돌렸다. 그 과정에서 변기와 연결됐던 배관을 통해 다량의 물이 궁전 내부로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궁전 내부와 가구에 심각한 손상이 가해졌다고 에이피 통신은 보도했다.
당시 현지 경찰은 범행 사흘 뒤인 2019년 9월17일 4명을 잡아들였지만 변기를 회수하지는 못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현지 경찰 관계자는 2021년 “솔직히 말하면 황금 변기가 아직도 변기 모양으로 남아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렇게 많은 양의 황금을 손에 넣었는데 어떤 방식으로든 그걸 처분하지 않았겠느냐”고 비비시에 말한 바 있다.
이들에 대한 1심 재판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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