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세대 원전 SMR 사업 결국 무산···국내 기업도 타격 불가피

박상영 기자 2023. 11. 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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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파워, CFPP 발전소 건설 계획 무산
뉴스케일 지분 투자 국내 기업 타격 불가피
SMR 첫 사업 좌초 “여타 사업 부정적 영향”
뉴스케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뉴스케일파워 제공.

기존 원자력발전의 새로운 대안으로 꼽혀온 소형모듈원전(SMR)의 첫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불어나는 비용에 전력 수요자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 등 지분투자까지 나서며 사업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와 미국 유타주 발전사업자 UAMPS는 이날 아이다호에 건설하려던 카본 프리 파워프로젝트(CFPP) 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CFPP 사업은 2029년까지 한 호기당 77메가와트(㎿)의 소형 원자로 모듈을 6대 설치해 모두 462㎿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잦은 원전 설계변경과 함께 발전비용이 처음 예상보다 53% 늘어남에 따라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애초 사업에 참여했던 지방자치단체가 빠지기도 했다.

남은 지자체도 전력구매 약정용량을 2024년 1월까지 사업규모(462㎿)의 80%인 370㎿로 확대하지 못할 경우, 투자비를 전액 환급받고 사업에서 탈퇴할 수 있도록 뉴스케일 파워와 환급협약을 개정했다.

이번 사업이 무산되면서 발전소 건설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업체들 가운데 가장 먼저 뉴스케일파워와 지분투자를 통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지금까지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총 1억400만 달러(1360억원)의 지분투자를 완료했다. 지난 3월에는 원자로 모듈 6대 제작에 필요한 대형 단조품, 증기발생기 튜브, 용접자재 등 주요 소재를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도 뉴스케일에 2021년 2000만 달러, 2022년 5000만 달러 등 총 7000만 달러(918억원)의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이날 CFPP 사업 중단 발표 이후 20% 이상 급락했다. 뉴스케일파워 A종 보통주의 경우, IBK투자증권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이 64% 보유 중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SMR 개발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전하고 경제성도 높을 뿐 아니라, 출력 조절도 쉬운 것으로 기대되며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뉴스케일파워는 2020년 9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표준설계 인증까지 받는 등 전 세계 SMR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앞섰다.

그러나 이번에 제동이 걸리면서 다른 SMR 사업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친원전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는 SMR을 탄소중립 달성의 관건으로 보고 기업과 함께 올해부터 6년간 총 3992억원을 투자하는 ‘혁신형 소형모듈 원자로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표준설계 및 검증, 인허가 심사를 거쳐 2028년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SMR 사업 중 유일하게 투자자를 모은 사업인데 무산됨에 따라 다른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들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가 추진하는 다수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사업 중단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SMR이 초기 단계인 만큼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뉴스케일파워도 다양한 형태로 사업 전환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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