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둔 셀트리온-헬스케어, 자사주 3000억 또 매입

올 취득 신고액 1.2조 넘어
주식매수청구권행사 최소화
주주가치 제고 의지 드러내

서정진(왼쪽)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2에서 열린 셀트리온 그룹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셀트리온(068270)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총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양사가 총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지 이틀 만이다. 양사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이 다가오자 주가를 부양해 청구권 행사 규모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10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추가로 131만 4286주(약 2070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일부터 12월 17일까지 132만 주(약 93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된다. 이번 취득분을 포함하면 올 2월부터 셀트리온이 취득 신고한 누적 자사주 규모는 총 574만 2688주(약 8764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66만 5000주(약 3757억 원)다.

셀트리온그룹의 올해 전체 자사주 취득 신고액은 총 1조 2500억 원에 달한다. 그룹 관계자는 “상장 계열사 중 올해 1조 원 이상의 자사주 취득을 신고한 그룹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며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공적인 합병과 주주가치 제고의 강한 의지를 꾸준히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사 합병안을 가결한 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에 돌입한 상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오는 13일까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인 15만 813원을 밑돌면 주주는 청구권을 행사해 회사 측에 보유 주식 매입을 요구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전일 종가는 15만 75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크게 웃돈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최소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 3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한 점도 양사 합병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다. 셀트리온은 3분기 매출 6723억 원, 영업이익 2676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매출 647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이 끝나면 다음달 28일 합병 법인을 출범하고 내년 1월 12일 신주 상장 절차를 진행한다. 양사는 합병으로 거래구조를 단순화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합병 후 약 3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예고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의지도 드러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통해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