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전쟁 일으킨 이유? '독립 국가 건설' 대의 되살리기 위해"
이스라엘 반격 예상했지만 대의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판단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하마스가 지난달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격을 강행한 것은 전쟁 상태를 영구히 유지하고,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라는 대의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 지도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학살은 (하마스의) 오판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고,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현상 유지 상태를 무너뜨리는 데 필요한 대가"라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전쟁 상태를 만듦으로써 독립 국가 건설에 대한 아랍 국가의 지지를 얻기를 원하고, 이스라엘의 반격도 이를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NYT는 하마스 지도부의 인터뷰를 이러한 보도의 근거로 들었다. 하마스 최고 지도부 소속 칼릴 알 하이야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한 충돌이 아닌 전체 방정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했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고, 이제 이 지역의 어느 누구도 평온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미디어 고문인 타헤르 엘 누누도 "이스라엘과의 전쟁 상태가 모든 국경에서 영구히 유지되고, 아랍 세계가 우리 편에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YT는 하마스 내부에서도 조직의 목적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61)와 알 카삼 여단의 최고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58)를 필두로 이스라엘을 공격해 무장 정파라는 정체성을 되살리려 했다고 진단했다.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는 각각 다른 세력이 통치하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2006년 선거에서 승리한 뒤 가자지구를, 압바스가 이끄는 온건파 파타당은 서안지구를 장악하고 있다.
하마스와 파타당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서안지구 등 지역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 투쟁, 파타당은 협상을 강조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분리 상태가 이어지며 하마스 내부에서도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데 그칠 것인지, 파타당과 상반된 노선을 강조하며 무장 정파로서의 면모를 되살릴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나뉘었다는 것이다.
매체는 "공격은 너무나 파괴적이어서 하마스 내에서 그룹의 정체성과 목적에 대한 오랜 긴장을 깨뜨리려는 목적을 달성했다"며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관리하는 통치기구인지,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는 군대인지 묻는 이들에게 신와르와 데이프가 답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가자지구 내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닌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라는 더 큰 대의를 위해 선택한 이번 공격은 하마스 고위 지도자들을 결집하는 데 일부 성공했다고 NYT는 전했다.
정치국 위원 알 하이야는 "하마스의 목표는 가자지구를 관리하고, 가자지구에 물과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마스, 카삼, 저항 세력은 세계를 깊은 잠에서 깨웠고, 이 문제(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가 계속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전투는 연료나 일자리를 원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완전히 뒤집기 위해 전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격화하며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예멘 후티 반군 등과의 산발적인 교전도 이어지고 있는데, 하마스는 이 부분까지 이미 예상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지역 보안 관계자는 NYT에 "하마스는 일단 공격이 시작되면 다른 곳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맞서 봉기하고, 다른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정부에 맞서 폭발할 것이며, 헤즈볼라를 포함한 지역 동맹국들이 전투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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