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핫도그 봉지 뜯었다가 ‘깜놀’…고물가에 용량 줄이는 식품기업들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에…업계 고육지책
이는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업체가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간접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기법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가격 인상 요인이 뚜렷함에도 정부 압박을 받는 기업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초부터 편의점용 냉동 간편식품 ‘숯불향 바베큐바’ 중량을 280g에서 230g으로 줄였다.
가격은 봉지당 5600원으로 같지만 g당 가격은 20원에서 24.3원으로 21% 올랐다.
다만 CJ제일제당 측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가 바뀌면서 제품의 배합 비율 등 스펙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외에 풀무원은 지난 3월부터 ‘탱글뽀득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의 개수를 1봉당 5개입에서 4개입으로 줄였다.
해태제과는 지난 7월 대표 제품인 ‘고향만두’ 용량을 기존 415g에서 378g, ‘고향 김치만두’ 용량을 기존 450g에서 378g으로 줄였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카스 맥주 묶음 팩 제품 용량을 1캔당 기존 375㎖에서 370㎖로 줄였다.
KFC는 기존에 비스킷을 구매하면 공짜로 주던 버터를 지난달 말부터 300원에 유상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롯데웰푸드 카스타드, 롯데칠성음료 델몬트 오렌지주스, 농심 양파링, 하리보 젤리 등이 지난해와 올해 용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소비자보호법상 고지 없이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마치 제품값 인상이 없던 것처럼 눈속임하는 측면이 있어 꼼수란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면서 더욱 심해지는 측면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는 최근 라면,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우유, 설탕 등 7개 품목을 대상으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관리하는 ‘전담 관리제’를 도입하면서 고물가와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식품업체는 정부의 압박 속 고육지책으로 중량을 줄였다는 입장이다. 밀가루와 설탕·소금·주정 같은 원자재에 물류비, 에너지 가격까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져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반감을 최소화하려면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재료를 바꾸는 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물가 억제 속 슈링크플레이션이 하나의 방편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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