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한 편 맞는데…입장 엇갈리는 바이든과 네타냐후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카타르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서 인질 석방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시리아 내 이란과 연계된 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8일(이하 현지시각) <AF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카타르가 미국과 조율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며 "3일간 인도적 교전 중단과 절반이 미국인인 12명의 인질 석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통신에 "하마스가 인질들을 석방하고 이집트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통신은 카타르가 중재에 나선 이번 회담에 10~15명의 인질 석방이 관계돼 있다고 밝혔으나, 이들의 국적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7일 미 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인질 석방을 위해 사흘 간 교전을 중단하라고 제안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은 가자지구 통치 문제에서 엇갈리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한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됐기 때문이다.
앞서 6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종료된 뒤 누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하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기한 전반적 안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안보 책임을 갖지 않았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하마스 테러 분출을 봤다"고 답해 재점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뒤 가자지구를 점령했지만 2005년 군을 철수시키면서 38년 간 점령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에 네탸나후 총리의 이 발언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 복귀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이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라고 규정한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러한 입장을 보이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분명한 결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연일 수습에 나서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8일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후 통치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포함돼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재점령에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 측 역시 재점령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리가 "우리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거나 오랜 기간 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 작전은 '열린 결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런 와중에 미국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내에 위치한 이란 연계 시설을 공습하면서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8일 성명을 통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관된 단체들이 사용하는 시리아 동부 지역의 한 시설에 자기방어를 위해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 인근에 위치한 헤즈볼라의 시설을 공습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이같은 공격을 실시한 배경에 대해 데이나 스트룰 미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는 지난 10월 17일 이후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가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룰 차관보에 따르면 이집트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가 41차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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