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미술품 사는 사모님, 비싼 집에 살겠죠”…아트에 빠진 주택업계

박서보 화백 작품까지 등장한 견본주택
미술관 방불케 하는 ‘인스케이프 양양’
반포 더팰리스73에는 갤러리 선입점
입주민 대상으로 아트테크 문화강좌도
“고급 주거시설-미술품 수요 일치해”

인스케이프 양양 견본주택. [사진 출처 =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고객이 작품속의 바다 모습을 보면서 양양을 떠올리면 좋죠.”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마련한 호텔형 생활숙박시설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의 견본주택에는 내달 8일까지 현대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상상하는 바다’라는 컨셉으로 박서보 화백 작품뿐만 아니라 하종현·조문자·이호철 화백 등 30여점의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는 전용 37~151㎡, 393실로 구성되며 양양에서 가장 높은 39층이다.

분양 관계자는 “1차 분양을 마치고 2차 분양을 위한 행사로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며 “사전 등록을 통해 무료로 전시회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담동의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갤러리에 전시된 미술 작품

9일 건설·분양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과 미술 시장의 협업 현장이 늘어가고 있다. ‘건축’ 자체가 예술 작품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고급 주거시설의 수요층이 미술품 수요층과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토탈아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트컨설팅 회사인 OKNP는 서초구 반포동에 개발중인 ‘더 팰리스 73’에 갤러리 입점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서초동 일대가 원베일리와 래미안 퍼스티지 등 재건축을 통한 새로운 부촌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팰리스 73’는 세계적 건축 거장인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상 35층 2개 동에 가구 수는 73가구에 불과하지만 하이퍼엔드 주거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국내 대표 갤러리 가나아트에서 분사한 OKNP는 더팰리스73 입점을 통해 해당 건물의 아트컨설팅 뿐만 아니라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미술품 감정과 구매·판매와 관련한 아트테크 등 전문적인 문화강좌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담동의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갤러리에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건설업계도 미술을 접목한 활동이 활발하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강남구 자곡동의 ‘더샵갤러리 2.0’ 에서 설치미술 전시회를 내달 10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MZ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다양한 소재와 질감을 활용해 장식품과 가구 등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누구나 쉽게 갤러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으로 행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특히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청담동의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갤러리에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건설업체 중에서도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회사 로비에 상시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미술 플랫폼 업체와 협업해 아파트 단지 공용공간에 미술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술 작가와 작품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아파트 등 부동산 수요자들도 미술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며 “특히 고급 주거시설은 미술 전시회와 협업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