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진 "'정신병동' 보고 동료 배우들 연락 많이 와" [N인터뷰]①

배우 연우진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제공

배우 연우진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연우진이 동료 배우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 등/연출 이재규/이하 '정신병동')에서 동고윤 역할로 열연한 연우진은 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입체적인 캐릭터와 정신질환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 속에서, 웃음과 위로를 통해 정신병동에 대한 편견을 따스한 온기로 녹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연우진은 엉뚱한 성격의 항문외과 의사 동고윤을 연기했다. 그는 순수한 다은의 모습에 힐링을 받고 어느새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인물. 연우진과 박보영과 따스한 연인 케미스트리를 완성하며 '정신병동'의 로맨스 한 축을 맡았다.

-드라마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주변의 관계자분들께서 연락을 빨리 주시더라. '드라마가 우리가 원했던 방향으로 잘 순항하고 있구나'라고 싶었다. 일주일이 안 돼서 중간중간 끊어서 보면서도 '5회인데 이 부분 좋다' '눈물을 흘렸다' 이러면서 연락을 해주셨다.

-대본을 받고 어떤 울림을 느꼈는지.

▶이재규 감독님과 제작진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이 대본은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겠다 싶었다. 기존에 없던 독특한 소재이지만 그 독특한 것도 대중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의 의미가 내게 컸다. 전작인 '서른 아홉'에 이어 '정신병동' 두 작품 모두 따뜻한 작품이었다. 30대 후반을 맞이하며 느낀 변화가 있었는데 그때 내게 내면적으로 '저에게 잘해왔다'라는 위로감을 주는 캐릭터들이었다. 안할 이유가 전혀 없는 작품들이었다.

-어떤 변화를 느꼈나.

▶배우라고 대단한 걸 느끼는 건 아니고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나 나를 이끌어나가는 태도에 대한 생각을 했다.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특히 더 깊게 다가온 내용은 무엇인가.

▶직접적인 경험으로 헤아릴 수 없지만 그래도 더 이입이 됐던 에피소드는 유찬(장동윤 분)이 에피소드다. 유찬이는 책임감 있게 살아왔는데 그런 힘듦을 겪는다. 공감이 된 부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한 것은 7회다. 모두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서완이 떠나고, 아내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않나. 남은 자들의 이야기가 뭐랄까, 그때 감정이 제일 올라와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고윤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너무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않나. 인간성이 좋은 의사인데 방점을 찍자면 독특함, 괴짜스러움이 있길 바랐다. 우리 드라마가 흘러가는 잔잔한 톤에서 동고윤이 나오면 쉬어갈 수 있는 포인트에 색깔을 줬다. 짧은 비중이어도 조금 엣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분장이나 헤어스타일을 고민했다.

-손가락을 꺾는 습관이 있는 인물인데 실제 직접 한 거라고.

▶이게 공기가 빠지는 소리여서 한 번 치고 나면 안 난다. 연기를 할 때 애드리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소리가 나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나름 신경을 써서 연기했다. (손가락) 여름에 촬영을 시작해서 손가락 사이가 붙거나 그런 문제도 있어서 손가락을 쫙 펼치고 다니곤 했다. 특수분장이 고되고 힘들기는 했지만 그걸 준비하는 시간 동안 연기에 집중도 하고 동료들과도 많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공황장애가 '연예인의 병'으로 불린다는 대사도 있다. 연예인으로서 더 공감한 내용이 있는지.

▶아무래도 감정 변화가 큰 편이고 그 속에서 오는 불안감이나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동료들이 그런 걸 커밍아웃하기 쉽지 않다. 특히 이번 작품은 연예계 종사자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런 걸로 봐서 그분들이 실제 (공황장애를) 앓고 있지는 않아도 마음이 해소되고 숨 쉴 구멍을 배우들도 많이 느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래도 건강하게 지내온 것 같다. 일과 삶을 분리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내가 가져가는 감정을 버리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안 되는 것도 하려다가 자책하기도 하고 힘들어 했다. 이제 나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금까지 버텨온 성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잘해온 만큼 살아가면서 일과 삶을 잘 분리하면서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N인터뷰】②에서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