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인정 받는 '황금 장갑' 주인공... "김하성 올해의 ML 팀 2루수 부문 후보"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올해의 2루수 후보에도 올랐다.
미국 'MLB.com'은 9일(이하 한국시각) '2023 ALL-MLB 팀(메이저리그 올해의 팀)' 후보를 공개했다. 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은 2루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에 이어 올해의 팀까지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하성은 지난 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2023 롤링스 골드글러브 어워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빅리거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입성 후 곧바로 자신의 실력을 인정 받은 것은 아니다. 김하성은 2021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빅리그에 입성했으나,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17경기만 출전하며 샌디에이고 백업 내야수 역할을 맡았다.
KBO리그에서 보여준 화끈한 타격감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김하성은 결국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출루율 0.270 OPS 0.622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한 시즌을 보냈다. 수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타격에서 너무 낮은 타율과 출루율이 김하성의 발목을 잡았다. 현지 적응 문제도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절치부심 준비한 두 번째 시즌.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만개했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수술과 약물 징계로 인해 1년 동안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밥 멜빈 감독(現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과감하게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경기에 내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하성은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선보였고, 타격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시즌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12도루 출루율 0.325 OPS 0.708을 올렸다. 2022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메이저리그에서 인정을 받았다.
아쉽게 골드글러브 수상을 놓쳤지만,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 유격수 포지션에서 주전으로 성공적인 1년을 보냈다. 소속팀 샌디에이고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숙적 LA 다저스를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까지 진출했고, 김하성은 빅리그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22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출발도 밝지는 않았다. 김하성의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 잰더 보가츠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662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합류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복귀했고, 2루수였던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좋은 활약을 보이며 오히려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김하성은 보란듯이 증명해냈다. 수비가 아주 깔끔했다. 김하성은 팬그래프 기준 2루수 +10 DRS(Defensive Run Saved, 수비기여도), 3루수 +3 DRS, 유격수 +3 DRS를 기록하며 내야에서만 총 +16 DRS를 올렸다. 김하성은 결국 2023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황금 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수비에서만 인정 받은 것이 아니다. 김하성은 올 시즌 152경기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OPS 0.749를 마크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 결과 2023 실버슬러거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이제 김하성은 2023 ALL-MLB 팀 선정을 노리고 있다. 올해의 팀이라고 불리는 'ALL-MLB 팀'은 2019년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신설한 상으로, 한 해 동안 시즌 전체의 성적을 반영하여 종합적인 기량 판단으로 양대리그(AL/NL)를 통틀어 각 포지션 별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선정한다.
팬 투표가 선정 과정의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50%는 미디어 관계자, 방송인, 은퇴 선수 및 기타 관계자로 구성된 패널이 선정하게 된다. 수상자는 12월 16일 'MLB Network All-MLB Team Show'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김하성은 2루수 부문에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아지 알비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호세 알투베, 마이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놀란 고먼, 시카고 컵스 니코 호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텔 마르테, 텍사스 레인저스 마커스 세미엔과 경쟁을 펼친다.
한편, 김하성의 팀 동료 후안 소토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외야수 부문, 매니 마차도는 3루수 부문, 블레이크 스넬은 선발 투수 조시 헤이더는 구원 투수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는 지명타자와 선발 투수 부문에 모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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