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품 규제 완화, 소상공인 핑계 댄 직무유기”…광주 환경단체, 환경부 규탄

고귀한 기자 2023. 11. 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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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운동연합이 9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환경부를 규탄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완화 결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지역 환경단체는 환경부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핑계로 사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9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회용품 규제 철회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환경부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7일 1년여 동안 시험 실시한 1회용품 사용 규제 중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등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품목에 대한 규제를 ‘자발적 참여’로 바꾼다는 설명이다.

단체는 “규제를 계도기간으로 미루는 것은 정부의 제도 시행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다”며 “정부의 태도에 1회용품 규제를 준비하는 소상공인은 오히려 제도에 대한 불신만 커지고 혼란만 더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작동하지 않는 1회용품 규제로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은 규제를 잘 지키고 있는 소상공인들이라고 했다. 단체는 “1회용품 규제에 대한 강제력이 없으니 소비자의 불만이 1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사업자에게 향하고, 규제를 지키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과태료 또는 단속이 되니 제공이 어렵다’는 말 대신 1회용품을 제공해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환경부는 지난 9월 12일 1회용컵 보증금제를 지자체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먼저 나선 상황에서 종이컵마저 규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고작 5%만 재활용되고 있는 1회용컵 문제를 그대로 책임지지 않고, 당당하게 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는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단체는 “환경부는 비겁하게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핑계 뒤에 숨지 말고, 차라리 떳떳하게 환경을 지킬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소상공인 혼란을 그만 가중시키고 지금이라도 1회용품 규제를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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