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대세' 이예원 "내년엔 비거리 5야드 증가가 목표"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세'는 이예원(19)이다.
이예원은 시즌 최종전을 남겨놓고 상금왕과 대상을 확정했고, 이변이 없는 한 평균타수 1위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3승으로 다승왕에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KLPGA투어가 시상하는 개인 타이틀 5개 가운데 팬 투표로 뽑는 인기상을 뺀 4개를 모조리 석권하는 진기록이 코 앞이다.
KLPGA투어에서 새로운 '대세'가 아닐 수 없다.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 텔레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9일 대회장인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예원은 그러나 "기쁘지만 일단 마지막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자축은 미뤄두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S오일 챔피언십 2라운드가 끝나고 상금왕이 확정됐고, 4라운드를 마치고 대상의 주인이 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이예원은 "상금왕이나 대상은 받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내가 진짜 이걸 해냈나'하는 생각까지 들 만큼 실감이 안 났다"고 밝혔다.
이예원은 "이번 대회에 집중하고, 이 대회가 끝나도 스케줄이 많아서 기쁨은 12월에 한가할 때 나눌 생각"이라면서 "먼저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과 축하 파티도 하겠다"고 말했다.
작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예원은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 없는 '반쪽 신인왕'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예원은 불과 1년 만에 '대세'로 성장했다.
이예원은 처음 KLPGA투어 무대에 발을 디딜 때 "상금왕이나 대상을 받는 최고 선수를 꿈꾼 건 맞지만 너무 거리가 먼 목표였다. 우승은커녕 시드를 지킬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질 만큼 자신이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아마추어 시절 성적이 있으니 솔직히 기대가 없지는 않았지만, 시즌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는 이예원은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일만 잘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신인왕을 목표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랬던 이예원이 이렇게 괄목상대한 원동력을 그는 지난 겨울 호주 퍼스에서 했던 전지훈련 효과와 마음가짐이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호주 전지훈련 동안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작년보다 더 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이예원은 "작년에 잘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언샷, 쇼트게임 연습과 함께 5∼7m 거리 퍼트를 집중적으로 갈고 닦았다.
5∼7m 거리 퍼트는 이예원이 대회 때 가장 많이 마주한 버디 퍼트 거리였다.
"이 거리 퍼트 성공률이 기대보다 낮았다"는 이예원은 "이 거리 퍼트 연습은 따로 비결이 없다. 여러 라이에서 많이 해보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고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예원은 올해 여러 차례 클러치 퍼트를 집어넣으며 3차례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예원은 "아마추어 시절에는 꼭 넣어야 하는 퍼트라면 곧잘 넣었다"면서 "프로 첫해에는 그게 안 됐는데 올해는 그런 능력이 살아났다"고 활짝 웃었다.
이예원은 내년 준비를 호주 시드니에서 할 계획이다. 1월 초에서 건너가서 약 50일가량 전지훈련을 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전지훈련 때는 기술 샷 완성과 비거리 늘리기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한다.
"올해도 핀 위치에 따라 페이드샷을 종종 치곤 했는데 완벽하지는 않았다. 내년에는 좀 더 완성된 페이드샷과 드로샷 등을 구사하고 싶다"는 이예원은 "비거리도 5야드 정도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왜 5야드냐"고 묻자 이예원은 "10야드 이상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라면서 "실현 가능한 목표가 5야드"라고 답했다. 그는 "5야드만 늘어도 훨씬 더 편하게 코스를 공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시즌에 대해서도 "올해 워낙 잘했으니까 내년에도 잘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근데 그렇게 안 될 수도 있다. 골프가 원래 그렇지 않나.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나,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대신 그냥 하던 대로만 하자는 마음"이라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예원은 "내년에는 우승하지 못했던 대회에서 우승해보고 싶다"면서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후원사가 주최하는)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이라고 콕 짚었다.
이예원은 내년에는 미국 대회도 경험해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LPGA투어 대회는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는 이예원은 "내년에는 출전권을 딴 롯데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래는 10년이나 12년 정도 선수로 뛰고선 그만둘 생각이었다"는 이예원은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처럼은 아니더라도 경기력이 어느 정도 받쳐줄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예원은 "저도 영구시드를 받고 싶다"면서 "골프 선수를 그만두면 진짜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예원은 8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뜀박질 등 몸을 움직이며 노는 걸 좋아했고, 운동 신경도 좋은 편이었다.
체육학과를 나와 골프장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는 아버지 이왕근 씨가 이런 딸한테 골프해보라고 권한 게 시작이었다.
"처음엔 재미없었다. 골프 연습 말고 친구들과 놀고 싶었다"는 이예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였다.
중학생 때 상비군으로 뽑힌 뒤에는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이루고선 어느덧 프로 선수까지 이르렀다.
이예원은 "골프 말고는 딱히 잘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지금 나한테 가장 잘 맞는 게 골프 선수다. 골프 선수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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