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5분기째 역성장···“SM 의혹 사과, AI 콘텐츠봇 출시”
최근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현실이 카카오의 실적으로도 드러났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 줄며 5분기 연거푸 줄어들었다. 카카오 대표가 나서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른 시일 내 최대 강점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콘텐츠봇’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495억원으로 63.9% 줄었다.
반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 등으로 매출은 2조16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6.3%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의한 증가분을 제외하면, 매출액은 2%가량 늘어난 1조9045억원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콘텐츠 부문 매출이 1조1315억원으로 29.8% 늘었다. 특히 음악 매출이 작년 3분기보다 105% 증가한 5133억원에 달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역대 최대 분기 앨범을 판매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미디어와 스토리 매출은 각각 13.6%, 7.7% 늘어난 1070억원, 249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게임 매출은 경기 침체 영향이 계속되면서 11.5% 빠진 2620억원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조295억원을 기록했다. 톡비즈 매출이 10.8% 늘어난 5177억원, 기타 플랫폼 매출은 카카오페이 거래액 증가와 카카오모빌리티 성장 등으로 4.6% 증가한 4285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포털 매출은 다음의 이용자가 줄면서 24.2% 감소한 832억원에 그쳤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인 뉴스로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은 골목상권 침해와 시세 조정, 매출 부풀리기 의혹 등에 휘말리며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 설립에 이어, 김범수 창업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 쇄신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홍 대표는 미래 성장 동력인 AI 사업에 대해 이른 시일 내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결합한 ‘AI 콘텐츠봇’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세분화해 AI봇이 큐레이션 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통의 관심사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AI 모델에 대해 “개발 중인 다양한 파라미터(매개변수)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 중 일부 모델은 구축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동시에 세계 시장에 공개된 오픈소스 모델의 파인튜닝(미세조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소스를 활용해 만들 경우와 파인튜닝을 할 경우 비용이 1원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AI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놓고 효율성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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