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열매 가지째 ‘썩둑’…기후타격에 값 오르자 신종 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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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따른 오랜 가뭄과 산불 발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중해의 올리브 생산 농민들이 올리브 도둑들에게도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최근 열매가 달린 올리브 나뭇가지를 베어가는 도둑들이 급증해 농민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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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 타격·가격 상승에 지중해 국가 도둑 들끓어
기후 변화에 따른 오랜 가뭄과 산불 발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중해의 올리브 생산 농민들이 올리브 도둑들에게도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최근 열매가 달린 올리브 나뭇가지를 베어가는 도둑들이 급증해 농민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가뭄 등으로 올리브 생산이 줄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뛰자, 올리브를 훔쳐 팔려는 도둑들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인근의 올리브 재배 농민 콘스탄티노스 마르쿠는 올리브 밭 야간 순찰에 나서면서 “때로는 도둑들이 우리보다 더 많은 올리브유를 생산할 지경”이라며 농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근처에서 4대째 올리브유 압착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네일로스 파파크리스투는 “도둑들은 열매가 많이 달린 가지들을 마구 잘라간다”며 “그들이 하는 짓은 그냥 우리 올리브만 훔치는 게 아니라 나무까지 망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지를 마구 자르면 올리브 나무가 정상을 회복하는 데까지 보통 4~5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올리브 도둑들은 올리브 나뭇가지들을 잘게 나눠 트럭으로 옮긴 뒤 나무는 목재 또는 땔감으로 팔고 올리브 열매로는 올리브유를 짠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이탈리아 남동부 지역에서는 도둑들이 점점 대담해져서, 올리브 외에 트랙터 같은 비싼 농기구까지 함께 훔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자 일부 농민들은 올리브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5천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키우는 그리스 농민 크리스토스 베카스는 서둘러 수확하다보니 평소와 같은 양의 올리브유 생산에 2.5배의 열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밭을 지키느라 밤을 꼬박 새우는 데도 이 지경”이라며 “상황이 무시무시하다”고 말했다.
지중해에서 최근 올리브 도둑이 급증한 것은, 기후 변화로 올리브 생산이 줄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의 40%가량을 공급하는 스페인의 경우 지난해부터 2년째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중해 전역이 여름 폭염에 시달리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도 올리브 재배에 타격을 입혔다. 겨울철 기온 상승도 올리브 생산에 악영향을 끼친다.
올해 전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은 지난해 340만t의 74%에 불과한 250만t으로 예상된다. 이 여파로 최상급 올리브유인 ‘엑스트라 버진’의 산지 기준 가격은 지난 2019년의 3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가격에도 곧바로 영향을 끼쳐, 그리스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 1ℓ당 8~9달러(약 1만~1만1800원)에서 최근 15달러(약 1만9600원)까지 올랐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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