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체 집중 조명 "방출→1500타점 최형우, 야구 역사상 주목할 스토리"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은 없다.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밝은 날이 온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거포 최형우(40)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에 소개됐다. MLB.com은 9일(한국시간) 최형우와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면서 인생 역전 스토리를 꼼꼼히 살펴봤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 초년생 때 방출의 아픔을 겪자마자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인생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KBO 역대 최다인 1500타점을 달성하기까지 인생사를 세세하게 다뤘다.
최형우는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할 때는 포수였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 설 자리가 없었고, 1군에서 6경기 8타석 기회에 그치고 2005년 방출됐다. 최형우는 방황하지 않고 2005년 창단한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퓨처스리그에서 선수 생활까지 이어 갔다. 포지션은 외야수로 전향했다. 최형우는 2007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 7관왕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전역 직후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대기만성을 꿈꾸게 됐다.
MLB.com은 '2005년 시즌을 마치고 삼성이 포수 최형우를 방출했을 때는 그리 주목할 일은 아니었다. 최형우는 방출 전까지 타점 없이 10타수 2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최형우 본인을 제외하면 선수 이동 현황 보고서에 한 줄 정도 기록될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형우가 복수를 다짐한 사연을 소개했다. MLB.com은 '21살 최형우는 삼성에서 방출됐을 때 한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싸이월드에 '사람들은 나를 놀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를 배신한 모든 것에 복수하기 위해 돌아올 것이다. 언젠가 이곳을 파괴하기 위해 칼날을 갈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복수를 할 것'이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이런 종류의 게시물은 그저 희망사항 정도로 여겨질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저 오글거리는 감정 과잉인 말 정도로 여기고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형우의 사례는 그라운드에서 현실이 됐다. 약 20년이 흐른 올해 6월 20일 그는 투런포를 터트려 1500타점을 달성해 KBO 역대 최다 타점 기록 보유자였던 전설의 거포 이승엽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최형우는 지난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0-1로 뒤진 4회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프로 통산 1500타점을 채웠다.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1498타점)과 타이를 이루다 단숨에 2개차로 거리를 벌린 순간이었다. 최형우는 올해 쇄골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81타점을 기록하면서 통산 1542타점까지 달성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형우는 MLB.com에 "사실 프로 초창기에는 이런 기록을 달성하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모든 안타가 중요하고, 모든 타점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그저 안타와 타점을 생산하는 데만 집중했다. 과거에는 내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MLB.com은 '최형우의 대기록 달성은 야구 역사상 주목해야 할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최형우가 삼성에서 방출되고 KBO의 마이너리그인 퓨처스리그에 소속된 경찰야구단에 입대 군 복무 문제를 해결했다. 최형우가 경찰야구단에서 뛸 때 삼성 전 감독이자 사장이었던 김응용은 최형우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구단 직원에게 '저 친구 아직 우리 팀에 있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구단 직원은 '그렇다'고 거짓말로 답했고, 최형우가 전역할 때에 맞춰서 재계약 사인을 받아냈다고 한다. 최형우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인터뷰 한번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긴 이야기'라고 말하며 웃었다'고 했다.
본인의 노력으로 다시 기회를 얻은 최형우는 삼성 복귀 첫해인 2008년 126경기, 타율 0.276(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MLB.com은 '당시 25살이었던 최형우는 KBO 역대 최고령 신인왕이었다. 누군가는 삼성이 거포를 너무 일찍 포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서 뛰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이야기했다. 최형우는 스윙에 공을 들이기도 했지만, 그의 안 좋았던 습관을 고치면서 더는 타고난 기술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형우는 "방출되기 전에 1, 2군을 오갈 때는 내 워크에식에 조금은 무관심한 편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안타를 칠 수 있었고, 내 능력에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나를 내려놓고 정말 열심히 하기 시작한 건 경찰야구단에서부터였다. 내가 다시 프로 무대에서 뛰기 시작했을 때 나를 증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최형우는 실패했을 때 대처하는 법에 중점을 뒀다. 야구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은 스포츠이기 때문. 그는 "과거에 나는 내일을 확신할 수가 없었다. 정말 집중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다. 안 좋은 날을 보내면 스트레스를 받았고,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 더 편안해지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내일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이야기했다.
MLB.com은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서 얻은 배움 덕분에 25홈런 이상 8시즌, 100타점 이상 7시즌을 보낸 타자로 성장했다. 이제는 수비 평균 이하인 포수가 아닌 빼어난 외야수가 됐다. 2011, 2013, 2014, 2016, 2017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1년 삼성, 2017년 KIA 타이거즈에서 우승을 경험했다'며 최형우가 KBO리그 최정상급 외야수로 성장한 과정을 짚었다.
최형우는 팬들을 향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팬들은 최고다.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팬들은 있지만, 우리 팬들과 같은 팬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정말 열정적이고, 항상 열정적으로 함께 응원을 보내준다. KIA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면서 응원 열기를 직접 느껴보지 않는 이상 아마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이제 나이 마흔에 접어든 최형우는 야구를 할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의 인내심과 인생 역전 스토리에 존경심을 표현하는 후배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려 한다.
최형우는 "내가 걸어온 길과 느꼈던 감정들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포기하지 마라.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더 밝은 날이 올 것"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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