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은 '낙태권 찬반투표'…바이든과 트럼프, 누가 유리할까

민주당, 낙태권 쟁점된 주의회·주민투표 등 선거 승리
대선 앞두고 낙태권 최대 이슈로 부상…공화당 여성 측 등 돌려

미연방대법원 앞 낙태권 지지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낙태권 문제가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할 조짐이 보여 민주당이 반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낙태권이 쟁점이 된 오하이오 주민투표와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하이오주에서 낙태 권리를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이 주민투표를 통과했습니다.

버지니아주에서도 주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 모두 다수당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대법관 한 자리를 채우는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낙태권 수호자'를 자처해 온 댄 맥커패리가 당선됐습니다.

또 켄터키주의 민주당 소속 현직 주지사인 앤디 베시어 지사도 공화당 대니얼 캐머런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낙태권을 최대 쟁점으로 삼아 공화당의 낙태권 폐지 정책을 겨냥한 광고 수천만 달러어치를 퍼부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낙태권이 승리했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공화당 지지가 강세인 대도시 주변 교외 지역의 고소득 유권자층에서도 낙태권 문제로 민주당 쪽으로 이탈하는 흐름이 보였습니다.

공화당 측 정치 컨설턴트인 마이크 마드리드는 많은 유권자, 특히 여성이 공화당에서 떠나고 있다면서 "대학 교육을 받은 교외 지역의 여성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질 가능성이 반대 가능성보다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간 미국 대선은 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치러져 왔습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연일 열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낙태는 2024년 대선 운동의 첫 번째 이슈"라고 강조했고, 낙태 금지 등 극우 정책을 추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타격을 가할 재료가 넘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지난해 낙태권 폐지 판결을 주도한 연방 대법관 3명을 임명하고, 이 사안에 대해 계속 선동적인 발언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령 등에 발목이 잡힌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인기를 낙태권 이슈로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공화당의 정치 전략가인 터커 마틴은 "내년에 최고 이슈가 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낙태권이 강력한 이슈이긴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경제, 대외정책 등을 제치고 가장 큰 쟁점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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