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난 페디... 또 다른 ‘역수출 신화’쓸까
올해 KBO(한국야구위원회) NC에서 뛰었던 우완 투수 에릭 페디(30)가 8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뉴욕 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그가 MLB(미 프로야구) 구단들 관심을 끌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00만달러(약 13억원)에 한국 무대를 밟은 페디는 2023시즌 투수 3관왕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를 기록했다. 20승과 200탈삼진을 한 시즌에 달성한 역대 5번째 선수이자, 첫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페디는 타자 708명을 상대하면서 볼넷 35번만 내줘 볼넷 허용률이 4.9%에 불과했다. 탈삼진 비율은 29.5%나 됐다. 땅볼 비율이 70%로, 올해 메이저리그 땅볼 비율인 42.5%보다 크게 높았다.
MLB 선수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KBO리그에서 MLB로 역수출된 대표적인 선수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성공 사례를 들며 페디도 여러 구단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켈리는 2015~2018년 SK(현 SSG)에서 4시즌 48승(32패)을 땄다. 평균자책점은 3.86.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을 책임졌다. 2019년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년간 48승(43패) 3.80을 거두고 있다.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벌인 월드시리즈 2차전 승리를 이끌며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모두 승리한 첫 투수가 됐다. 조쉬 린드블럼(전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 플렉센(콜로라도 로키스) 역시 두산 등 국내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린드블럼은 5시즌 63승34패 3.55, 플렉센은 1시즌 8승4패 3.01을 기록했다. ‘역수출 선수’들은 첫 계약에 연평균 200만~300만 달러 수준 대우를 받았다. 켈리는 2019년 200만달러(약 26억원)였던 연봉이 올해 850만달러(약 111억원)까지 올랐다.
페디는 일단 이들보다 더 성적과 구위가 좋고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 보라스코퍼레이션을 끼고 있어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페디는 한국에 오기 전에도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다.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21승33패(평균자책점 5.41)를 기록했다. 2022년에 6승13패(평균자책점 5.81)로 부진해 방출됐지만 한국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타구에 오른팔을 맞는 바람에 회복하는 데 애를 먹었다. 포스트 시즌 출전은 KT와 벌인 플레이오프 1차전(승리)이 유일했다. 어깨가 뭉치는 증세 때문에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등판은 무산됐고, NC는 2승 뒤 3연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일부에선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리느라 몸을 아끼려고 ‘태업’을 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며 동료들을 격려하고 선수단에 감사의 작별 인사를 남겼다고 한다. 일단 정규시즌에서 최선을 다한 점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그는 올 시즌 180과3분의1이닝을 던졌는데 개인적으로 프로 생활 통틀어 가장 많았다. 2021년 내셔널스 시절 133과3분의1이닝(7승9패)이 종전 최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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