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 뚝… "고금리 지속돼 매수심리 주춤"

정영희 기자 2023. 11. 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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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11월1일 기준)를 기반으로 발표한 '2023년 3분기 전국 및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 분석'에 따르면 지난 분기 거래량은 직전 분기보다 1.6% 줄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거래량이 감소한 지역은 7개이며 거래금액은 9곳에서 하락했다. 그동안 거래량이 많았던 경기 시장 위축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사진=뉴시스
올해 두 분기 연속 상승하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이 3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경기에서 거래량이 상당량 감소했고 서울도 최근 고전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고금리 동결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향후 오피스 시장에 미칠 파장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9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에서 발생한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는 총 3399건으로 지난 2분기(3453건)에 비해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불황을 맞았던 지난해 4분기(2797건) 이후 올 1분기(2.5%)와 2분기(20.4%)까지 연속 우상향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한번 하락장에 진입했다. 3분기 전체 거래금액 또한 6조884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7조7733억원) 대비 11.4%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거래량(3930건)과 거래금액(10조7323억원)에 비하면 각각 13.5%와 35.9% 내렸다. 비교 대상인 2022년 3분기 또한 지난해 1~2분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의 체감도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에서 728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서울(423건) 경북(292건) 충남(221건) 전남(217건)이 뒤를 이었다. 거래금액에서는 서울과 경기의 순위가 뒤바뀌며 각각 3조1743억원과 1조1824억원을 기록했고 뒤이어 부산(4998억원) 인천(2701억원) 대구(2458억원) 순이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별 3분기 거래 시장은 증가 지역과 감소 지역이 극명하게 갈렸다. 직전 분기와 동일한 거래량을 기록한 세종(14건)을 제외하고 경남(24%) 제주(15.9%) 전북(11.3%) 충남(9.4%) 대전(8%) 등 7개 지역이 거래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금액에서도 총 9개 지역이 전 분기보다 최소 2.4%(대구)에서 최대 36.9%(경남)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에서 높은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기의 2분기 대비 거래량 감소율은 7.8%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거래량 측면에선 경남(66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2건이 줄었다. 하락액 역시 전 지역 중 최대 규모인 6476억원으로 집계되며 이번 전국적 시장 부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28.6%) 강원(21.4%) 울산(17%) 서울(8.7%) 부산(6.9%) 등 9개 지역의 거래량은 직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 거래금액에서도 8개 지역이 2.1%(부산)~48.4%(강원) 사이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인천(21.5%)과 세종(16.7%)의 거래량이 증가한 것 외 제주(27.5%) 울산(24.7%) 경기(23.4%) 부산(15.5%) 강원·경남(15.4%) 등 15개 지역이 모두 하락했다. 거래금액도 적게는 3.7%(인천)에서 많게는 82.3%(제주)까지 총 13개 지역이 감소했다.

거래 약세는 서울에서도 나타났다. 올 3분기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은 총 423건으로 전 분기(389건) 비교해 8.7% 늘었다. 월별 기준 7월(8.8%)과 8월(22%)에는 증가했으나 9월(121건) 한 달 동안 전월(166건) 대비 27.1%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전체 합산 매매거래금액은 3조1743억원으로 2분기(3조3585억원) 대비 5.5% 하락했고 9월 기준으로도 9269억원을 기록했다. 8월(1조1474억원)과 비교해서도 19.2%가 빠지며 3개월만에 1조원대 밑으로 내려갔다.

전년 동기보다 거래량은 4.3%, 거래금액은 42.4%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 시 지난달 거래량은 1.7% 소폭 상승했지만 거래금액은 1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핵심 업무 지구별로는 CBD(종로·중구)의 올해 3분기 거래량은 94건으로 전분기 대비 22.1% 상승했다. YBD(영등포·마포) 권역에서도 14.6% 증가한 55건의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GBD(강남·서초)의 거래량은 65건으로 2분기 대비 9.7% 감소했다.

거래금액은 YBD가 2분기 대비 60% 오른 4764억원으로 3대 권역 중 유일한 상승을 기록했고 CBD는 23.1% 줄어든 5734억원으로 거래량 증가와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GBD 역시 거래량에 이어 거래금액까지 8.8% 하락했지만 거래금액은 CBD·YBD의 두 배에 가까운 1조126억원으로 집계되며 1조원대 규모를 수성했다.

그 외 지역은 3분기 합산 209건이 거래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8.9% 상승했으나 거래금액은 7.7% 줄어든 1조1119억원이었다. 2022년 3분기와 비교할 때는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각각 7.1%, 39.6%씩 하락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올해 상반기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이 3분기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분위가 반전됐다"며 "최근 미국 연준발 고금리 장기화 우려의 여파로 4분기 시장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더욱 어렵게 되면 연말까지 딜 클로징(계약 완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매매 가격을 한시적으로 할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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