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파월’ 디즈니 마법, 에어비앤비에 이렇게 통했다

안희정 기자 2023. 11. 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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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2개월 만에 '온라인 체험' 성공적 출시..."한국 정부와 지속 협업"

(지디넷코리아=안희정 기자)얼마 전, 에어비앤비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3%나 늘었다. 숙박과 체험 건수 또한 14%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와 비교하면 32%가 증가한 수치다.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국경을 넘는 예약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 장기체류, 문화와 숙소 중심의 여행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여행 트렌드는 에어비앤비가 이끌고 있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로 인해 생겨난, 혹은 가능한 숙박 형태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장소에서 일을 하고, 체류하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일. 단순히 숙박만 제공해서 되는 일은 아니다. 체험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2016년부터 체험 서비스를 선보인 에어비앤비는 2020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 가치는 반토막이 났고, 대면 체험 서비스가 잠시 중단됐던 적도 있다. 이때 캐서린 파월 에어비앤비 글로벌 호스팅 총괄이 회사에 합류했다. 디즈니에서 15년간 일하다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 회사를 나온 파월은 2020년 1월, 새 회사에 오자마자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다. 게다가 그가 당시 맡은 업무는 체험 서비스였다. 

체험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합류했지만, 모든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막막했음에도 파월 총괄은 같은 해 4월 온라인 체험을 출시했다. 첫 출근 후 2개월 만에 디즈니의 마법과 같은 성과가 나타난 것. 코로나와 함께 에어비앤비 커리어를 시작한 캐서린 파월 총괄을 기자 역시 온라인(줌)에서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캐서린 파월 에어비앤비 글로벌 호스팅 총괄

호스트 이야기 듣고 온라인 체험 바로 출시

"모든 사업이 중단돼 내가 여기서 계속 일을 해도 되는지, 내 일이 있는지조차 헷갈렸던 시기다. 먼저 전 세계 있는 호스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마음먹었다. 직접 연락을 해 호스트들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봤다. 그때 들었던 것이 체험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체험을 통해 수익을 얻고, 게스트와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14일 만에 온라인 체험을 출시하게 됐다."

팬데믹 선언 6주 만에 사업의 80%가 감소됐을 때 브라이언 체스키 CEO는 숙박과 체험을 합치면 어떠하겠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때부터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들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호스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피드백을 업데이트에 반영할 수 있었다.

온라인 체험은 출시 2개월 만에 약 100만달러(약 13억원)규모로 성장했다. 음식, 문화와 역사, 운동 관련 다양한 체험들이 생겨났다. 당시 한국에서 K팝 스타들과 함께 진행한 '인사이드 K팝' 캠페인도 전 세계 사용자의 인상에 깊게 남았다. 많은 외국인들은 온라인으로 한국을 경험한 후 코로나 이후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 방문으로 이어진다

팬데믹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한국 에어비앤비 성장률은 가파르다. K팝뿐만 아니라 뷰티와 영화, 문화 등 여러 면에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가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이, 한국에 대한 이러한 관심을 방문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K팝 그룹 엔하이픈이 호스트가 돼 DDP를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하는 행사도 있었다. 한옥을 알리는 일도 한다. 한옥 카테코리를 만들고 난 후부터 한옥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계속 한국 정부와 협업을 진행해 3천만명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파월 총괄은 도시 외 지역에서 에어비앤비를 하면서 호스트가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동시, 지역 관광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도 꾸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한국에서는 지방 호스팅을 원하는 호스트들이 2배가량 늘었는데, 에어비앤비는 지방자치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관광 활성화에 나서는 것뿐만 아니라 여행지 분산을 통해 지역 경제와 지역 일자리 활성에도 나서려고 한다.

"한국 호스트 중 45%가 생계 유지를 위해 호스팅을 지속하려고 한다. 물가 상승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에어비앤비 조사 결과 게스트가 여행 중 100달러를 소비한다면 그중 58달러는 현지에 있는 식당이나 가게에 투입된다. 한국 호스트들이 호스팅을 더 잘할 수 있게 기여하겠다."

엔하이픈과 오세훈 시장,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CSO (사진=지디넷코리아)

겨울 서비스 업그레이드…게스트 선호 기능-숙소 탭 등 제공

매년 여름과 겨울,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하는 에어비앤비는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다. 에어비앤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2백만개의 숙소를 모아 보여주는 게스트 선호 기능, 평점과 후기 개선, 게스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세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숙소 탭 등이다.

숙소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게스트들이 선호하는 숙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만큼 에어비앤비는 50억 건이 넘는 게스트들의 숙박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세계 약 200만개의 인기 숙소를 선정했다. 한국에 있는 숙소 20%가 여기 포함되기도 했다. 

"호텔은 객실이 거의 똑같이 생겨서 그 기대치가 정해져 있지만, 에어비앤비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고르기 힘든 경우가 있다. 그 때문에 700만개의 숙소 중 평점과 리뷰, 신뢰도를 기반으로 게스트가 가장 선호하는 200만개의 숙소를 선정해 보여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과 여행하는 사람한테는 반려동물 관련 리뷰가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고, 3주 장기 체류를 원하는 사람한테는 3주 경험이 들어가 있는 리뷰가 중요하다. 이러한 리뷰로 각자 원하는 숙소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추가된 포토투어는 1억개 이상의 이미지에 대해 훈련을 마친 맞춤형 에어비앤비 AI 엔진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호스트가 숙소 사진을 업로드하면 AI 엔진이 이를 인식해 몇 초 안에 사진을 19개의 공간에 자동으로 할당해 주는 기능이다.

"호스트들이 쉽게 숙소 디테일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데이터를 보니 디테일을 더 많이 추가한 호스트의 숙소 예약률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20% 더 높았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들이 올린 사진을 AI 기반으로 분류해 줘 침실이나 욕실, 거실 등 별도로 보여줄 수 있게 하고 그 안에 세부 내용까지 추가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게스트들이 더 쉽게 예약할 수 있게 되고, 에어비앤비를 다시 사용하는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에어비앤비 겨울 업데이트 포토 투어 화면

"실패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라" 

파월 총괄은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 석사 후 BBC에 입사했다. 2004년 디즈니에 합류한 이후 2019년 디즈니파크 웨스턴 지역 사장까지 올랐다. 2016년엔 다양성 저널의 주목해야할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이러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파월 총괄은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기 굉장히 어렵다고 운을 뗐다.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쭉 가지고 왔던 태도는 기회가 생겼을 때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갖는 것이었다. 나한테 이게 맞지 않을지 의구심을 품지 말고, 내가 이 불확실성을 감수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갖길 바란다. 많은 여성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고, 내가 이 일을 하기 위해 자격이 부족하면 어떡하나 생각을 많이 한다. 드리고 싶은 조언은 용기를 갖고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파월 총괄은 일하는 엄마로서 완벽한 선택, 완벽한 균형을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결정한 것에 있어서 기분이 좋아야 하고 후회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삶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나를, 내 가치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 내 가치를 믿고, 내 선택들이 내 가족, 내 팀, 내 일에 모두 가치를 불어넣어줄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희정 기자(hja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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