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00톤 변압기도 '거뜬'…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 팩토리 가보니

울산=최유빈 기자 2023. 11. 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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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 /사진=HD현대일렉트릭
"미국과 중동, 유럽의 신재생 에너지 공급망 투자 및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HD현대일렉트릭 울산 스마트 팩토리에서 만난 김주윤 상무는 이같이 말하며 "해외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전력원 활용한 발전사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이 확대된 영향이다.

이날 방문한 HD현대일렉트릭 500킬로볼트(kV) 변압기 공장은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으로 분주했다. 안전모를 착용한 직원들은 꼼꼼히 기계를 모니터링했고 기계들은 쉴새 없이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거대한 이중문을 통과하자 가장 먼저 '철심자동적층설비'가 위용을 드러냈다. 철심자동적층설비는 변압기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인 철심을 조립하는 특수 설비다. 전기강판으로 도면에 맞춰 절단한 뒤 쌓아 올린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은 대용량 전력변압기와 철심 적층 전 공장을 자동화한 철심자동적층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전에는 4~6명의 작업자가 손으로 직접 철심을 쌓았다면 현재는 1~2명의 검사 인력이 해당 공장을 담당하고 있다. 불필요하게 발생하던 철심 손상 감소는 물론 안전사고를 줄여 스마트 팩토리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공장 투어를 진행한 양재철 상무는 "특수 설비 업체와 협력해 철심자동적층설비를 구축한 뒤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해당 장비를 도입한 이후 동종사에서도 해당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물류 이동 방법을 개선한 것도 스마트 팩토리의 특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에어쿠션 시스템과 무궤도 이송장치를 활용해 변압기와 부품 등을 옮겼다. 크레인과 중앙대차를 사용하던 과거보다 생산 대기 시간이 71%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시험실 내부의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작 공간을 지나 연구실로 들어서자 거대한 변압기가 나타났다. 짧은 알람 소리가 울린 뒤 '번쩍'하는 빛과 '쾅'하는 굉음이 울렸다. 낙뢰에서도 변압기가 정상 작동하는지 실험하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다양한 상황에서도 제품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과정은 통합관제센터에서 무인으로 관리된다. HD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생산운영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알람을 보내 오류를 해결토록 한다. 공정별 생산 현황은 물론 품질 검사 결과, 자재 운영 현황 등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공정 효율화를 위해 변압기 설계도 2D에서 3D로 개편했다. 도면을 표준화해 업무 정확도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HD현대일렉트릭의 설계부, 연구실, 개발부 직원들은 약 130여종에 달하는 3D 캐드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모든 도면 작업을 3D로 전환했다. 해당 도면을 공장 내 키오스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작업 효율을 더욱 높였다.
HD현대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양 상무는 "과거 문서로 도면을 제작할 때 업데이트된 도면을 공장 작업자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시스템을 구축한 뒤부터는 문서 도면에 QR코드를 삽입, 작업자가 최신 도민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밀려든 주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는 2년 후 납기 물량을 채웠는데 현재는 4년 뒤 납기 물량까지 확보했다. 2033년 장기 공급 계약을 제안한 곳도 있다. 이는 시장에서 10년 뒤에도 변압기 물량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김영기 부사장은 "대형 변압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적다"면서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선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수주량을 늘려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자신했다.

울산=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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