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적'이라는 중국인, 절반 밑으로 급감... "경제 위기감 반영"

조영빈 2023. 11.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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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적대감이 최근 6개월 사이 급감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미국을 '적국'으로 보거나 '비우호적 국가'라고 응답한 중국인의 비율은 약 48%로 나타났다.

중국 지도부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양국이 상생해야 한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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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적대감, 4월 80%→지난달 48% '뚝'
"미중 정상회담 등 기대감도 영향 준 듯"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1월 1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적대감이 최근 6개월 사이 급감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적 위기감이 가중되면서 미중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는 지난달 미중 양국 국민 1,000명씩을 대상으로 상대국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조사 결과, 미국을 '적국'으로 보거나 '비우호적 국가'라고 응답한 중국인의 비율은 약 48%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조사에서 미국을 적국 또는 비우호적 국가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80%에 달했으나, 이번에는 절반 밑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또, 미국이 동맹 또는 우호적 국가라고 응답한 비율도 45%로, 4월(6%) 대비 7배 이상 늘어났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75% 이상은 미중 갈등을 우려하면서 "양국이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모닝컨설트는 "중국 국민의 미국 관련 시각 변화는 지정학적 시각 변화라기보다, 중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수출 감소, 내수 경기 하락 등 최근 가중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을 미중 갈등에서 찾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지도부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양국이 상생해야 한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란 중국인들의 기대감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적국' 또는 '비우호적 나라'로 본 미국인 비율은 59%로, 지난 4월(60%)과 거의 비슷했다. 중국이 동맹 또는 우호적 국가라고 응답한 미국인 비율(20%)도 4월(23%) 대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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