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김범수 리스크'에 흔들리는 카뱅…'신사업 제동' 넘어 '매각' 수순?

이한승 기자 2023. 11.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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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리스크에 휩싸인 카카오뱅크의 상황, 금융부 이한승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카카오뱅크 실적부터 짚어보죠.

요즘 은행 실적이 좋은데, 카카오뱅크도 좋았죠? 

[기자] 

좋은 정도가 아니라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54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1%나 증가했습니다. 

이걸 올해 누적으로 따지면 순이익이 2800억 원에 육박해 1년 전보다 무려 38%나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3분기 여신 잔액이 37조 1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 원 가까이 늘어난 영향인데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전월세대출을 제외한 모든 대출 잔액이 늘어났습니다. 

[앵커] 

호실적과 대비되게 모기업 상황은 좋지가 않네요?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대주주인 카카오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카카오가 일정 수준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바뀔 수 있어 카카오뱅크도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산업 자본, 여기선 카카오죠. 카카오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합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만약 카카오 법인이 경영진과 함께 기소돼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가운데 10%만 남기고 나머지 17.17%의 지분을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가 카카오보다 1주 부족한 27.17%의 지분을 가진 한국투자증권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는 더 이상 카카오가 아니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대주주가 바뀌면 어떻게 되죠? 

[기자] 

일단 카카오뱅크는 더 이상 카카오의 그늘 아래 있을 수 없게 됩니다.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앱의 수혜를 받기 어려워질 전망인데요. 

카카오뱅크는 과거 카카오톡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간편화하고, 카카오톡을 활용해 모임통장을 만들게 하는 등 국민앱을 이용해 성장해 왔거든요. 그런 것들에 제약이 생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큰 제약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석 /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 :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시장 내에 있는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카카오뱅크는 늘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특별한 큰 지장을 받지 않고 영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가 IT 혁신을 통한 금융 혁신에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 대신 한국투자증권이 대주주가 되면 그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카카오뱅크가 하려는 신사업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그런 것들에도 영향이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신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는데요. 

대주주가 형사처벌을 받거나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게 되면 신사업 진출을 허가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카카오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조사를 받게 되자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와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의 허가 심사를 보류한 상태입니다. 

이미 카카오페이나 하나금융지주 등이 마이데이터 심사에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목 잡혔던 경험이 있어, 카카오뱅크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결국은 하게 될 사업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석 /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 : 거론된 라이선스와 관련해서도 시간의 이슈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필요한 준비를 현재 상황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은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래도 지금 진행 중이던 심사도 중단된 상태인데, 새롭게 허가를 받아야 할 사업들은 발도 못 떼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게 보시는 게 무리는 아닙니다. 

신용카드업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8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직접 신용카드업 진출을 언급하면서 카드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는데요. 

그랬던 신용카드업 진출이 무기한 연기되게 생겼습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카드업 인허가 심사를 신청하지도 않았다"고 말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남아있는 한 카드업 심사를 통과하기는 요원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법적 제약이 없는 신규 라이선스에 대한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석 /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 : "체크카드조차도 여전히 많은 사용성 개선과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고, 향후에는 서비스 관점에서 신용카드와 유사한 수준의 만족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접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대마진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최근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거세다 보니 신사업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다른 인터넷은행들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을 때 카카오뱅크만 대주주 문제로 발목이 잡혀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주가도 타격을 받았겠네요? 

[기자] 

아무래도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겠죠.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달 31일에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1만 7970원까지 떨어지면서 2만 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올해 고점인 3만 500원 대비 약 30% 떨어진 것입니다. 

2년여 전 9만 44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대주주 리스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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