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메가시티 놓고 부산 정치권 거센 공방

여당 시의원 메가시티 재추진 주장에 야당은 "시 입장 밝혀야"
박형준 시장 "지역 여건 달라 일률적 논의는 부적절"

김포-서울시 편입 당론 추진 현수막 (김포=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김포시 서울 편입안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거리에 국민의힘 김포-서울시 편입 당론추진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11.5 dwise@yna.co.kr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과거 한 차례 무산됐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총선을 앞둔 지역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국민의힘 소속 한 시의원이 이미 폐기된 부울경 메가시티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자 야당은 해당 시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박 시장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9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강철호 의원이 8일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자'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강 의원은 부산시의회 2030 세계박람회 유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부울경 메가시티가 탄생한다면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부산만의 행사가 아니라 760만 부울경 지역민의 축제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과 더 넓은 지역을 보유한 진정한 메가시티에서 세계박람회를 개최한다면 대회 성공 개최는 물론이고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 기자회견이 알려지자 부산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내놨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국민의힘 부울경 단체장들이 불과 8개월 전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법까지 개정해 출범한 부울경 메가시티를 폐기해놓고 같은 당 시의원들이 메가시티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한 것은 블랙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단체장들마저 서울 메가시티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부울경 메가시티를 누구보다 지지하고 필요성을 강조했던 박형준 시장은 왜 가타부타 말이 없는가"라고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이상호 전 청와대 행정관은 9일 부산시청 앞에서 "박 시장은 메가시티 서울과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부산 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잇따라 1인 시위를 벌였다.

정의당 부산시당도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의 기자회견은 부산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몹시 나쁜 정치행태의 전형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기존에 추구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와 서울의 메가시티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역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산은 부울경 경제동맹을 추진해 이미 무산된 부울경 특별연합에서 하려고 했던 모든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폐기된 부울경 메가시티를 재추진하면 그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서울 메가시티에 동조하는 듯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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