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 꼴찌 추락' 코펜하겐에 대역전패…맨유 탈락 보인다, 바란마저 '기량이 예전 같지 않아'

조용운 기자 2023. 11. 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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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그동안 서브였던 이유가 있었다. 라파엘 바란을 급히 투입하고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덴마크 원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9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에서 펼친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펜하겐에 3-4로 무너졌다.

확연한 체급차가 말해주듯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펜하겐에 패한 건 2006년 이후 17년 만이다. 그렇기에 당연한 승리를 예상했고, 이러한 스코어로 패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개막하고 기대와 달리 여러 대회에서 어수선한 결과를 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 패하면서 중위권까지 떨어졌고, 카라바오컵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대패를 당했다.

지난 주말 풀럼을 1-0으로 잡고 부진에서 탈출하는 듯 싶었으나 이번 코펜하겐 원정에서 패해 오히려 장기적인 슬럼프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주는 페이스는 구단 최악의 역사에 남을 정도다. 개막 후 15경기 기준 1962년 이후 손에 꼽힐 만큼 안 좋다.

코펜하겐은 잡았어야 할 경기다. 승리를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라스무스 호일룬을 최전방에 두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시포드를 2선에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스콧 맥토미니를 배치했다. 포백에는 지오구 달로, 조니 에반스, 해리 매과이어, 아론 완-비사카가 섰고, 골문은 안드레 오나나가 지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꺼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그래선지 이른 시간 기선도 잡았다. 킥오프 3분 만에 아론 완-비사카가 측면에서 볼을 잡아 스콧 맥토미니에게 연결했다.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든 스콧 맥토미니는 패스를 받은 뒤 반대편 포스트로 침투하는 라스무스 호일룬과 눈이 마주쳤다. 스콧 맥토미니는 정확하게 낮게 깔아 패스했고, 라스무스 호일룬이 가볍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좋았던 출발과 달리 변수가 하나씩 쌓여나갔다. 전반 28분 조니 에반스가 주저앉으면서 라파엘 바란과 교체됐다. 지난 시즌만 해도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던 라파엘 바란인데 올 시즌에는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따라서 갑작스레 그라운드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 편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라파엘 바란을 향한 기대감은 컸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위닝 멘털리티를 가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둥지를 폈고, 나쁘지 않은 적응력을 보였다. 부상으로 이탈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2순위 센터백으로 후방을 지켜줄 것이란 신뢰를 받아왔다.

올 시즌 부침을 겪고 있지만 라파엘 바란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가뜩이나 라파엘 바란이 들어가고 라스무스 호일룬이 추가 득점까지 해내면서 순조롭게 앞서나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28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시도한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혀 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해 가볍게 발을 갖다댔다. 세컨볼을 처리하며 2골을 뽑아낸 라스무스 호일룬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였다.

잘 풀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흔들리게 되는 시점이 발생했다. 전반 41분 마커스 래시포드가 볼 경합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았다.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고, 주심은 마커스 래시포드가 거친 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다이렉트 퇴장을 지시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여파는 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명으로 전반 남은 시간조차 버티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코펜하겐의 연계 플레이에 수비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코펜하게은 디오구 곤살베스의 패스를 받은 모하메드 엘리오누시가 논스톱 슈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마커스 래시포드의 퇴장 문제도 있고 전반 추가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멸했다.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주심의 판정은 페널티킥. 코펜하겐은 키커로 디오구 곤살베스가 나섰고 침착하게 성공했다.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는 반대로 점프하면서 페널티킥을 막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에 뽑아낸 2골을 지키지 못했다. 라파엘 바란에게 기대한 바가 컸기에 더 아쉬웠다. 분명 조니 에반스보다 좋은 밸런스를 갖추고 있고, 해리 매과이어와도 호흡을 맞춰왔었기에 그라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 중반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23분 코펜하겐 역시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키커로 나서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3-2로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지만 남은 20여분을 지키기에는 수비가 불안했다. 남은 시간 코펜하겐의 공세가 본격화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연스레 뒤로 물러났지만 버티지 못했다. 후반 37분 루카스 레라허에게 기어코 3-3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젠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하려면 이대로 끝내야 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집중력을 잃었고, 후반 42분 루니 바르다지에게 문전 슈팅을 허용해 3-4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다급해진 맨체스터 유나이트드는 메이슨 마운트를 최전방으로 올리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통해 공격했다. 막바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회심의 슈팅을 날리기도 했지만 동점골을 뽑지 못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경기를 치른 현재 1승 3패(승점 3점)에 머물면서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이상 승점 4점)와 격차가 크지 않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앞으로 조 1위인 바이에른 뮌헨(승점 12점)과 쉽지 않은 갈라타사라이 원정을 펼쳐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두 경기를 모두 이기는 건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

라파엘 바란을 기용하고도 4실점, 그것도 대역전패를 당한 부분은 뼈아프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뉴스' 역시 코펜하겐전이 끝나고 라파엘 바란에 대해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 실점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라파엘 바란이 왜 선발로 뛰지 못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수비가 붕괴된 코펜하겐 참사는 치명적이다. 불명예 기록은 계속 쌓였다. 이날도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조별리그에서 4경기 연속 페널티킥으로 골을 허용한 최초의 팀으로 남게 됐다. 라파엘 바란이 도중에 들어왔다고는 하나 얼마나 수비 조직력이 엉성하고 부족한지 잘 보여준다.

에릭 텐 하흐 감독도 수비 걱정이 앞선다. 그는 코펜하겐전이 끝나고 "우린 매우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더욱 실망스럽다"며 "시즌 최고 10분을 보내며 잘 시작했다. 이기고 있었는데 마커스 래시포드의 레드카드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판정에도 불만을 표했다. 코펜하겐이 넣은 두 골 모두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첫 번째 골은 오프사이드였다. 안드레 오나나 앞에 선수가 있었다. 두 번째 페널티킥도 해리 매과이어의 손은 정상 위치에 있었다. 그저 공과 너무 가까웠을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내줬던 페널티킥에 대해서도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나 코펜하겐과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스콧 맥토미니의 경우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경기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선 안 된다. 객관적인 측면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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