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하이에어…날개 접는 지방 거점 LCC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3. 11.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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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거점 하이에어 회생절차 돌입
플라이강원, 매각 작업 진척 없어
엔데믹 수혜 못 받아 실적부진 지속
하이에어
국내 주요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리오프닝 효과를 누리는 가운데 지방 공항 거점 항공사들이 팬데믹 기간 누적된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연이어 회생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일부 지방 공항에 대한 수요 불확실성이 가시화되면서 원매자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울산공항을 거점으로 한 소형항공사 하이에어는 지난 달 말을 기점으로 항공여객 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됐다. 지난 9월 1일부터 두 달간 항공기 운항을 하지 않으면서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운항증명을 받은 항공운송사업자가 60일을 초과해 연속적으로 운항을 중지했을 때 효력 정지를 명령해야 한다.

소형 화물을 수송하는 항공운수사업자로 출범한 하이에어는 2019년 울산 공항에서 취항식을 열고 여객 운항을 시작하며 저가항공사와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승객 50명을 태울 수 있는 터보프롭(turboprop) 항공기를 이용해 울산에서 김포, 제주, 무안 등을 오가는 노선을 운영해왔다.

운항을 시작한 이래 탑승객 부족 등을 이유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억원대의 순손실을 낸 하이에어는 올해까지 경영난이 가중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 결국 지난 9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지난달부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 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LCC가 늘어나면 지방 공항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방 거점 항공사에 신규 면허를 우선 배분한 바 있다. 그러나 엔데믹에도 경영 정상화가 요원해지면서 시장에는 매물만 쌓이는 추세다.

강원도 양양 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도 지난 6월 회생 절차에 들어간 후 현재까지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희망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당기순손실 269억원, 2021년 67억원, 지난해 289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적자를 냈다.

리오프닝 이후 최대 규모 이익을 내고 있는 LCC 업계와는 다른 분위기다. 2022년 바닥을 친 LCC 업계는 엔데믹 이후 관광 수요에 힘입어 지난 1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 중이다.

플라이강원과 하이에어는 엔데믹에도 거점으로 삼은 지방 공항들에 대한 수요가 늘지 않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울산공항을 이용한 탑승객은 약 14만명으로 전국 14개 공항 중 8위를 보였다. 양양공항(약 5만명)은 13위로 나타났다.

부실 항공사가 연이어 나오면서 이용객들의 불편함은 커지고 있다. 하이에어가 갑작스럽게 운항을 중단하면서 표를 환불받지 못한 승객도 약 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이에어 측은 표를 환불받지 못한 승객에게 회생채권 신고 안내를 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만료 기간인 이 21일까지 서울회생법원 파산과에 방문 또는 등기 접수 방식으로 신고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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