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심해’에 있다[북적book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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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6일.
인류가 만들어낸 심해저 정밀 지도에도 500m 이상의 지형적 특징만 표시돼 있다.
인류가 심해에 주는 피해는 이 뿐만 아니다.
저자는 심해가 모두의 생존과 가장 직결된 요소이긴 하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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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위기가 곧 인류 전체의 위기”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지난 6월 16일. 잠수정 타이탄은 바닷 속 깊이 잠긴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관찰하기 위해 출발했지만 잠수 약 1시간45분 만에 통신이 끊겼다. 타이탄엔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 중이었다. 미국과 캐나다 해안경비대는 곧장 수색 작업을 시작했지만, 탑승자들을 찾을 수 없었다. 사고 장소가 워낙 깊은 심해였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6일 만인 6월 22일, 미 해안경비대는 잠수정 꼬리 부분의 잔해물 5개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탑승객이 전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타이타닉 잔해는 수심 4000m 아래에 있다. 이는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높이의 열 배에 해당한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바다 속의 세상은 수심 200m에 불과하다. 수심 200m까진 태양의 빛 덕분에 바다만의 특별한 푸른 색을 띈다.
그러나 그 이하의 심해는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춥고 어두운 곳이다. 심해의 세계는 인류에게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상상 이상의 수압과 어둠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탐사자에게 허용되는 심해 탐사 시간이 최대 24시간인 점도 이 때문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심해저 정밀 지도에도 500m 이상의 지형적 특징만 표시돼 있다. 이미 7m 해상도로 달의 지도가 완성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심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류에게 훨씬 많은 도움을 준다. 열을 흡수하는 물의 특성 덕분에 바다는 인간이 방출한 이산화탄소에 갇힌 잉여의 열 90% 이상을 흡수한다. 바다가 없었다면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높아졌을 것이고, 미국의 여름철 평균 온도는 71℃를 웃돌았을 테다.
그러나 이러한 심해마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수온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지난 2019년 수심 1600m까지의 상층부 수온은 1980∼2010년 사이의 평균 온도보다 0.075℃ 높아졌다. 심해의 온도를 이만큼 높이려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36억개 분량의 열이 필요하다.
인류가 심해에 주는 피해는 이 뿐만 아니다.
미국은 뉴욕 연안의 심해 쓰레기 매립지인 DWD-106에 20년 동안 400만t의 오수를 퍼부었고, 푸에르토리코의 제약회사는 정부의 허가 아래 수심 6400m 아래 해구에 수십 만t의 유독성 폐기물을 버렸다.
심해는 화학무기를 처리하는 장소로도 활용되기도 했다. 미국 해군은 1970년대 한때 신경가스 VX, 사린 등 2만4000t에 달하는 화학무기를 배 13척에 실어 바다에 가라앉았다.
저인망어업 기술의 발전으로 싹쓸이 어업이 확산되면서 심해의 소중한 자원인 다양한 어류도 점점 멸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영국 해양 생물학자 헬렌 스케일스는 신간 ‘눈부신 심연’을 통해 심해의 중요성과 심해를 망치는 인류의 행동을 파헤친다. 저자는 심해가 모두의 생존과 가장 직결된 요소이긴 하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심해에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것들은 절대 바닥나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보이지 않고 발 들이지 못할 장소, 끝내 놓쳐버릴 찰나의 순간, 누구도 짐작할 수 없고 인간의 시야에서 한사코 벗어난 민첩한 생물까지. 저것들을 지키고 싶다면 온 힘을 기울여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만 한다.”
눈부신 심연/헬렌 스케일스 지음·조은영 옮김/시공사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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