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면 면역기능 강해진다는데... 왜 그럴까?

송무호 2023. 11. 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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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송의 비건뉴스]

코로나 광풍이 불어닥친 지 벌써 4년째. 코로나 방역 규제는 거의 모두 해제되었다지만, 거리를 나가보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이들이 아직 많다.

코로나건 독감이건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상위권 나라에서 왜 이렇게 바이러스를 겁내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바이러스를 피해야만 살 수 있는 걸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균이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왔다. 흑사병, 천연두, 콜레라, 스페인독감, 사스, 메르스 등 그때마다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인류는 멸종되지 않고 잘 극복해왔다.

백신뿐만 아니라 항생제조차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그런 무서운 병을 이겨냈을까? 사람 몸에는 이런 감염병을 이겨낼 수 있는 놀랍도록 강력한 면역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놀라운 자연면역 시스템...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가?

면역이란 '사람 몸 안에 들어온 외부물질(항원; 세균, 바이러스 등)을 인지한 후 제거하고, 추후에 같은 항원이 침입하여도 즉각 제압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병이 생기지 않도록 저항력을 갖는 일'이다. 쉽게 말하자면 건물의 보안시스템처럼 우리 몸에 침입한 미생물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미리 제압하는 것이다.

인체에는 3차에 걸친 촘촘한 면역시스템이 있다. 1차 방어는 호흡기 점막에서 인터페론 등으로 유해 바이러스를 차단한다 [1].

만약 1차 방어선인 점막의 상피세포 벽이 무너지면 백혈구가 모여들면서 바이러스와의 전투인 2차 방어가 시작된다 (아래그림).

*출처: iBS 기초과학연구원 2020

면역세포 집단인 백혈구(중성구,호산구,호염기구,단핵구,림프구,NK세포)가 총 출동하여 히스타민, 사이토카인 등의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켜 모세혈관을 확장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몸에 열이 나게 하여 바이러스의 번식을 저지한다 [2].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이 과정에서 다 제거되고, 인체는 이 과정을 통해 학습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3차 방어선을 구축한다. 감염이 시작된 후 2~7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며,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 또는 획득면역(acquired immunity)이라 불린다.

적응면역은 주로 림프구가 담당하는데 B세포는 항체를 형성하고, T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죽여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한다. 또한 전투 중 얻은 정보를 기억하는 세포(memory T cell 등)를 만들어 추후 동일 바이러스에 의한 재감염 시 B세포에서 항체를 빠르게 생산하도록 한다 [3].

이런 1차, 2차, 3차에 걸친 놀랍도록 정교하고 완벽한 인체의 면역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출생 후부터 마주친 수많은 바이러스 감염들을 어렵지 않게 잘 극복해 왔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건 독감이건 백신 없이도 잘 이겨내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면역'의 힘이다.

다시 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체

코로나바이러스를 신종 바이러스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코로나바이러스는 200여종의 감기 바이러스 중 가장 흔한 리노바이러스(약 40%)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바이러스(약 15%)다 [4].

전 국민이 공포에 떨었던 사스나 메르스도 코로나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로 백신 없이 다 종식되었다.

하버드대 의대의 전염병 학자, 마틴 쿨도프(Martin Kulldorff) 교수는 "자연면역은 백신보다 더 나은 면역력을 제공하므로, 백신 의무접종은 과학적 넌센스"라며 자연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

건강한 사람이 바이러스 감염 후 생긴 자연면역은 그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평생 지속되므로 반복해서 여러 번 맞아야 하는 백신보다 월등히 낫다. 즉 건강한 사람은 타고난 면역을 이용한 자연면역을 획득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자연면역은 부작용이 없으면서 인위적인 백신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은 오래된 의학적 사실이다. 코로나 초기에도 이미 자연면역을 이용하여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자며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등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2020년 10월 '그레이트 베링턴 선언'을 제시하기도 했다 [6].

개인의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랜 세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겨온 인류는 면역력을 저해시키는 요소들만 제거한다면 이미 바이러스와 잘 싸울 수 있는 상태로 완벽하게 진화되어 있다.

면역을 증강시킨다는 보조식품이나 비타민제 등을 먹는다고 면역이 좋아지는 게 아니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흡연, 과음, 스트레스,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몸에 해로운 식품 섭취를 삼가하여 이미 가지고 있는 선천면역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만 만들어주면 된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진짜 좋게 해주는 것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에 고령의 만성질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환자들은 미세 혈관의 염증 상태로 인한 혈액 순환 장애로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피가 잘 안 통하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이 잘 되어야 면역 세포인 백혈구가 우리 몸 말단까지 돌아서 바이러스를 퇴치해준다. 혈액 순환이 좋지 않으면 바이러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면역세포들이 병변 부위로 잘 접근하지 못하기에 우수한 무기(자연면역)를 가지고 있더라도 적(바이러스)과 싸울 수가 없기에 만성질환자의 사망률이 증가한다.

면역력은 평소 여러 가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매일 먹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

놀랍게도 면역시스템의 70~80%는 우리 몸의 장에 존재한다. 40조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들이 장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면역시스템과 긴밀한 관계에 있기에 장에 좋지 않은 음식인 동물성 식품(섬유질 없음)을 먹어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각종 질병을 야기하는 장내 유해균이 증식하여 면역 기능이 떨어진다.

반면, 장에 좋은 음식인 식물성 식품(섬유질 풍부)을 먹으면 장내 유익균이 섬유질을 분해하여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들은 자연계에서 가장 치유력이 뛰어난 영양소로 면역 기능을 향상시킨다 [7,8].

* 사진 출처 -> 참고문헌 4번.

사실 동물성 식품(고기,생선,우유,계란)에는 단백질,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이 들어있어 소화 및 대사과정에서 몸에 부담이 되고, 대사과정에서 생겨난 활성산소 및 여러 가지 독성 물질들이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혈액 순환이 나빠져서 면역력이 약해지게 된다.

반면 식물성 식품(현미밥,채소,과일)을 위주로 하는 채식에는 항산화성분, 파이토케미컬, 식이섬유, 각종 비타민, 미네럴 등 몸에 좋은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어 염증을 줄이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하여 면역력이 증강된다 [9].

실제로 식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채식인은, 동물성 식품을 즐겨 섭취하는 육식인에 비해 코로나에 대한 저항력이 훨씬 강하다고 보고되었다.

세계적인 학술지인 BMJ(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된 미국 존스홉킨스, 하버드, 콜럼비아대학 공동 연구에 의하면 6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병원종사자 2884명 중 코로나 감염자 568명을 조사했다.

경증환자(38도 이하, 경미한 증상) 430명과 중증환자(고열, 호흡곤란, 폐렴) 138명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채식인은 코로나에 걸려도 중증으로 갈 확률이 육식인의 1/4에 불과했다 [10].

채식인이 코로나에 더 강한 이유는 식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각종 비타민, 파이토케미컬, 항산화성분 등이 면역물질 및 항체를 잘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건강한 채식이 팬데믹 상황에서도 중요한 이유다.

육식인의 면역력 vs. 채식인의 면역력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공중에 떠다니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우리가 완벽히 피해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더 현명하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금연, 절주,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규칙적인 운동, 일광욕,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면역에 좋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등을 즐겨 먹으면 바이러스 감염은 예방할 수 있고, 혹시 걸리더라도 쉽게 회복할 수 있다.

이처럼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대단한 지식을 요하거나, 비싼 약을 먹거나, 혹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은 누구나, 쉽게, 당장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또 올 팬데믹을 이길 수 있는 최종병기인 면역력은 백신이나 마스크가 아닌, 좋은 생활 습관과 매일 먹는 음식을 결정하는 당신에게 달려있다.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게 바로 당신 몸)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SN Hong, HJ Kim. Reactive Oxygen Species, Interferon and Antiviral Innate Immune Response in Nasal Mucosa. Korean Journal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2015;58(11):739-743.

2. iBS 기초과학연구원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971/selectBoardArticle.do?nttId=18243&pageIndex=1&mno=sitemap_02&searchCnd=&searchWrd=

3.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daptive_immune_system

4. T Heikkinen, A Järvinen. The common cold. The Lancet 2003;361:51-59.

5. The hub https://thehub.ca/2021-09-23/martin-kulldorff-vaccine-mandates-are-unnecessary-and-will-sow-distrust/

6. M Kulldorff, S Gupta, J Bhattacharya. Great Barrington Declaration. https://gbdeclaration.org, 2020.

7. C Martin-Gallausiaux, L Marinelli, HM Blottière, et al. SCFA: mechanisms and functional importance in the gut. Proceedings of the Nutrition Society 2021;80:37–49.

8. CH Kim. Control of lymphocyte functions by gut microbiota-derived short-chain fatty acids. 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 2021;18:1161–1171.

9. A Tomova, I Bukovsky, E Rembert, et al. The effects of vegetarian and vegan diets on gut microbiota. Frontiers in Nutrition 2019;6: https://doi.org/10.3389/fnut.2019.00047.

10. H Kim, CM Rebholz, S Hegde, C LaFiura, et al. Plant-based diets, pescatarian diets and COVID-19 severity: a population-based case–control study in six countries. BMJ Nutrition, Prevention & Health 2021;4(1):257–266.

송무호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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