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4대 공영방송, 무료 OTT 내놓는다

노지민 기자 2023. 11. 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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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ITV·채널4·채널5, 2024년 무료 OTT '프릴리'(Freely) 출시 계획
스트리밍 통한 보편 서비스 본격화…실질적 접근성 제고, 차별화 과제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BBC, ITV, 채널4(Chanel4), 채널5(Channel5) 등 영국의 4대 공영방송사들이 내년을 목표로 무료 OTT '프릴리'(Freely)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프릴리' 출시 소식은 지난 9월 4대 공영방송사 합작회사인 '에브리원TV'(EveryoneTV)를 통해 공식 발표됐다. 에브리원TV CEO인 조나단 톰슨(Jonathan Thompson)은 “영국 시청자들이 점점 많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시청하지만 여전히 함께 시청하는 라이브TV 경험을 원하고 있다”며 “모든 시청자들이 영국 콘텐츠를 중심에 두고 시청자 요구와 선호를 반영하는 라이브TV를 무료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팀 데이비(Tim Davie) BBC 사무총장은 “공영방송 보편성을 미래에도 유지하는 것은 영국과 모든 공영방송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공영방송 4사가 협력해 디지털 시대에 모든 시청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안과 시청자 가치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Everyone TV 홈페이지 갈무리

에브리원TV는 프릴리를 차세대 스마트TV에 내장해 공영방송 콘텐츠 및 무료 방송 채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에브리원TV의 무료 방송 서비스 '프리뷰'(Freeview)와 '프리셋'(Freesat)이 별도 셋톱박스나 위성방송 수신 장치 등을 통해 제공된 것과 달리 스마트TV에 탑재돼 IP망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차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IT 매체 스터프(Stuff)는 프릴리를 모바일 기기, 태블릿, 게임 콘솔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프릴리가 제공할 콘텐츠나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릴리 출시 배경으로는 영국의 미디어 법안(Media Bill)이 꼽힌다. 해당 법안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공영방송 콘텐츠 제공을 촉진하고, 영국 시청자가 온라인에서 TV를 시청하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영방송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에브리원TV도 프릴리 출시를 알리면서 “미래 공영방송 서비스(PSB) 가용성을 보장하고 미디어 법안 초안에 명시된 주문형 및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 등을 반영한 새로운 조항들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전체 가구의 15%에 달하는 400만 가구가 '인터넷 온리'(Internet-Only)로 추산된다. 전통적 개념의 TV를 넘어 공영방송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보편적 서비스가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프릴리가 공영방송 시청 접근성을 얼마나 높일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아이플레이어(iPlayer), ITVX, All4, My5 등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영국 공영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고, BBC 한 곳만 해도 기존 아이플레이어·브릿박스에 프릴리까지 추가되면 총 세 개의 공영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KBS공영미디어연구소의 주대우 영국통신원은 '해외방송정보 11월호'에서 “프릴리는 단순히 개별적으로 제공되던 공영방송 콘텐츠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일 뿐”이라며 “오히려 영국 공영방송사들이 너무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해 자기잠식 효과를 야기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개별 방송사들이 이에 대한 이해타산을 따지기 시작하면 프릴리에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기보다 실시간 채널 등 필수적으로 합의된 콘텐츠만 제공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며 “레드오션이 된 영국 스트리밍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사 전체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는 범 영국 공영방송 콘텐츠의 요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온라인에서도 공영방송을 이용하려면 수신료와 유사한 개념인 TV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연간 159파운드(한화 약 26만1949원), 영국 넷플릭스 구독료인 월 13.25파운드(약 2만1829원)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라는 지적도 있다.

애틀러스(ATLAS) 리서치앤컨설팅은 지난달 31일 관련 리포트에서 “프릴리가 무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ITVX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와 유·무료 BM을 통합한 ITVX의 전략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릴리가 ITVX처럼 초반부터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견하기에는 아직 콘텐츠 구성, UI&UX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공영방송사들이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차별성은 무엇으로 설정해 나갈 것인지도 프릴리 초반 성공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프릴리의 발표가 영국 공영방송사들이 무료 디지털 지상파 방송 제공과 보편적 시청권 보장이라는 의무 이행 방안을 OTT 시대 변화에 발맞춰 지상파와 위성방송 기반에서 IP 스트리밍 방식으로 본격 확장시키고자 나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가장 모범적 공영방송이라는 영국 공영방송사들이 이제는 OTT가 시청자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주류 방송 매체가 된 것을 인정하고, OTT와 IP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보편적 시청권과 공적 의무 이행에 나선 것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방송미디어 산업의 변화에 던지는 시사점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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