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의 아이콘’ 그 시절 god, 어느 정도였길래? [옛날잡지]
한때 ‘거짓말’은 누구의 곡인가, 라는 질문으로 세대를 가늠할 수 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지오디(god)의 ‘거짓말’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지오디’ 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아마도 MBC-TV의 <목표달성! 토요일-god의 육아일기>라고 답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시초라 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지오디는 11개월 된 남자아이인 재민이를 키우며 친숙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박준형은 듬직한 왕아빠로, 손호영은 미소 천사 왕엄마로, 그렁그렁한 눈망울의 재민이와 함께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했죠. 또한 데니 안은 애교쟁이 삼촌으로, 윤계상은 개구쟁이 삼촌으로, 김태우는 늘 재민이를 울리는 악동 삼촌으로 각기 다른 매력을 드러냈는데요. 재민 군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제보해 주세요!!)
오늘 ‘옛날잡지‘는 1999년 5월호 <휘가로>에 등장한 지오디 기사를 소개하려 합니다. X언니와 뉘진스에 따르면 당시 지오디가 표지 모델로 나서면 그달의 잡지는 ‘완판’이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넷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보니 나의 스타를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많지 않았고, 더욱이 소장 가치까지 있는 종이 잡지는 귀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을 겁니다.
<휘가로>에 등장하는 지오디는 1집 앨범 수록곡 ‘관찰’로 활동하던 시기였습니다. 한창 물오른 청춘이었던 이들의 댄스 팁,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등이 소개됐는데요.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숙소 공개입니다.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는 이곳은 지오디가 데뷔 전 그리고 ‘육아일기’를 촬영하던 인기 절정의 시점까지 지낸 곳입니다. 고생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공간이죠.
맏형인 박준형은 “새벽 3시 고성방가를 해도 아무도 모르는 우리 집, 2년 전부터 살았다. 슈퍼마켓까지 20분, 왕복 40분이 걸리는 외딴집. 밤이 도면 무서워 혼자서는 절대로 밖을 나갈 수 없는 집”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2층 침대 3개. 태우랑 쭌, 계상이랑 호영이가 한 침대, 데니는 2층 침대 위아래를 쓰는데 쭈니 형이 바닥 파라 거실에서 잔다’부터 ‘누가 가장 말을 안 듣는 멤버였을까’까지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TMI’ 정보들도 포함됐습니다.
2000년이 열리며 지오디는 친근함과 순박함을 무기로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IMF 이후 지쳐있던 국민에게도 위로와 힘이 됐죠. 2002년엔 100회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9개월간 무려 20만 명을 모았다고 해요. AR나 MR가 아닌, 현장 세션들의 반주에 맞춰 라이브로 노래하고 춤을 춰서 당시 가요계 관계자들은 “god가 아이돌의 한계를 넘어섰다”라고 평하기도 했답니다.
뉘진스는 방시혁과 박진영, 이 두 사람이 ‘K팝’의 기반을 다지게 된 초석이 바로 지오디가 아니었을까, 라고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대중들의 기억에서 따뜻하게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지오디는 현재 2023 god TOUR ‘god’s MASTERPIECE’를 준비 중입니다. 10일부터 3일간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23일부터 이틀간 대구 EXCO, 30일과 31일 부산 BEXCO에서 팬들을 만나는데요.
지오디가 그랬듯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겠죠. 이들의 노래 가사처럼 “세상 앞에 고개 숙이지 마라, 기죽지 마라, 그리고 우릴 봐라”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지치고 힘들 땐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을 ‘옛날잡지’였습니다. 더 많은 옛날잡지를 보고 싶으시면, 놀러오세요. 함께 봐서 더 재밌는 잡지, 옛날잡지 유튜브 바로가기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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