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쳐야 안전장치 설치하나”, 버스터미널 안전시설 미흡
사망·사고 났던 거제 고현터미널만 안전장치
“버스 99% 보행자 있어도 일시정지 안해”
전국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에 버스와 대기 승객간 추돌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여객자동차터미널 35개소의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안전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전국 대다수 터미널이 승차장에 진입하는 버스와 대기 중인 승객 간 추돌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
버스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볼라드’ 말뚝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35개소 중 승차장에 볼라드가 설치된 곳은 관련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거제 고현버스터미널뿐이었다. 이곳에서는 2018년 버스가 경계석을 넘어 대기 의자가 있는 곳까지 진입하면서 승객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승차장에는 버스가 정차하는 위치에 적절한 높이의 주차 스토퍼와 경계석을 설치해야 하지만 두 가지 모두 갖춰진 곳은 11개소에 그쳤다. 35개소 중 24개소(68.6%)는 주차 스토퍼와 경계석 중 1가지만 설치했고, 이 중 10개소는 주차 스토퍼나 경계석의 높이가 평균(14㎝)보다 낮았다.
승객이 버스가 진입하는 구역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바닥 면에 안전 라인이 표시된 곳도 10개소(28.6%) 뿐이었다. 경광등이나 경보 사이렌 등 버스가 나갈 때 알려주는 경보장치를 설치한 곳은 9개소(25.7%)에 불과했다.
심지어 소비자원이 터미널 진출입로로 통행하는 버스 148대를 조사한 결과 보행자가 건널목을 건널 때까지 잠시 멈춘 차량은 2대에 그쳤다. 나머지 146대(98.6%)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 해도 일시 정지를 하지 않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버스터미널 측에 승하차장 진출입로에 설치된 안전시설 개선 및 보행자 보호의무를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관계부처에는 버스터미널 이용객 안전확보 방안 마련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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