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 만난 뒤 기시다와 회담? 日언론 "16일로 조율"

김종훈 기자 2023. 11. 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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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남중국해 등 민감 사안 논의될 듯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제3회 일대일로 세계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잇따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여부도 주목된다.

9일 NHK와 산케이신문 등 일본 매체를 종합하면 일본 정부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인 오는 16일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회담하는 방안을 두고 실무협상 중이다.

이번 APEC 행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1~17일 열리며 정상회의 기간은 15~17일이다. 회담 조율을 위해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고위 관계자들이 이날 방중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전날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시 주석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APEC에서 회담할 계획이며 날짜는 15일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각각 회담이 모두 성사된다면 시 주석은 1년여 만에 미·일 정상들과 대화를 재개하게 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발리 G20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두 정상과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한 무역분쟁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으로 중국과 미국, 일본 사이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중국, 일본 간 대화 창구가 완전히 닫혀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왕 부장이 일중 평화우호조약 45주년을 기념해 일본을 찾아 "양국 관계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연설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대만 문제에 관해 발언하면 안 된다는 등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일본 측 대표로 참석한 다루미 히데오 당시 주중 일본대사는 중국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비난을 겨냥해 "중요한 것은 과학과 이성"이라고 받아쳤다.

기시다 총리와 시 주석 APEC 회담이 성사된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등 민감한 사안이 논의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케이는 "일중 관계는 올 8월 처리수(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일본 측 표현) 해양 방출을 표명한 이후 급속히 식어갔다"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의에서도 리창 중국 총리에게도 수입금지 해제를 요구한 바 있다. 리 총리가 대기실로 들어갔다는 소식에 먹던 도시락을 내려놓고 찾아갈 정도였다고 한다. NHK도 "(기시다 총리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정지 조치 철폐 등 양국 현안에 대한 일본의 주장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공개한 지도에서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근 해역까지 선으로 둘러치고 영유권을 주장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국 선박과 필리핀 군 수송선 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일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행위는 아세안의 분열을 악화시키고 남중국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 3월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일본 제약회사 아스텔라스 직원 석방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체포 직후부터 직원을 신속히 석방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이 직원에게 간첩 혐의가 있다며 거부해왔다. 산케이는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 등에서 '중국은 이웃나라지만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게 할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다"며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과제 해결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초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양자 회담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최근 한일중 3국 정상 간 연내 회담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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